양자의사
아미트 고스와미 지음, 최경규 옮김 / 북랩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이 하는 일이 점점 분업화되다보니 의사라는 직업도 자꾸 나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부대장 관사에서 키우는 애완견을 돌보아야했다고 푸념하는 군의관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만, 옛날에는 의원이 병든 동물을 돌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수의학이 독립했고, 요즈음은 수의사에서 수산동물관리사라는 일종의 어의사가 전문화되는 추세에 있는 것 같습니다.


추세는 그렇다고 쳐도 <양자의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 듣는 직업인 듯 싶습니다.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은 저와 같이 근무하시는데, 대학에 계실 때 안식년을 인도에서 요가를 미얀마에서 명상을 수련하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도에 계실 때 인연으로 이 책을 번역하게 되신 듯합니다. ‘양자물리학자가 설명하는 종합의학’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것을 보면 미래의학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완전한 삶>을 쓴 하버드의대 출신 의사이자 작가인 디펙 초프라는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고대 인도 사상과 현대 물리학의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하여, 용기와 지혜를 가지고 마음과 신체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이론을 세울 필요를 충족시켜준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주류의학, 즉 현대의학은 시술과정이 너무 침습적이고 위험한 부작용이 많고, 특히 만성이나 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모델이 아직 없으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지적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여러 다른 철학에 바탕을 둔 많은 대체의학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체의학이란 인도나 중국의 전통의학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현대의학은 과학적 방법을 통하여 근거중심의 치료를 수행합니다. 전통의학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반면 전통의학은 저자의 논리대로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을 뿐 아직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지 않은 영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의학의 치료효과는 분명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의 정신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학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양자물리학자인 저자는 양자의학이야말로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하나로 묶어 통합의학의 이론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을 <양자의학>에 담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현대의학에 대한 이론보다는 전통의학에 주장하는 것들을 양자물리학으로 설명하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양자물리학이 어렵기는 합니다만, 슈뢰딩거, 하이젠베르그 등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그 기본 이론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백과에 정리된 양자물리학의 설명을 보면, ‘이러저러한 힘을 받는 물체가 어떤 운동을 하게 되는지 밝히는 물리학의 한 이론’으로 ‘프랑크와 보어의 초기 양자역학은 전자의 궤도가 점프하는 현상을 강조한 반면 후기의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의 이론은 전자의 위치가 확률적 분포로 밖에 알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의 형식은 성립되었어도, 그 물리적 해석에는 아직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뉴턴의 고전물리학은 끝났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가 싶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지 않은 전통의학을 양자물리학이라는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양자물리학으로 설명하려다보니 구체적이지 못하고 역시 추정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노정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든 이 책의 1부는 종합의학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2부는 대체의학에 머물고 있는 인도의 전통의학 아유르베다와 차크라, 중국의 전통의학 그리고 동종요법을 다루었습니다. 3부는 심신의학을 양자물리학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4부는 영적치유를 역시 양자물리학으로 설명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