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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리미널 씽킹 -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데이브 그레이 지음, 양희경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보라’라는 뜻으로 사용되는데 중국의 성어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용례를 보면 주로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을 깨우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즉, 역지사지란 피아(彼我)의 입장에 차이가 있을 터이니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보라는 의미인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행하기가 쉽지 않음을 암시한다고 보겠습니다.
이 사자성어는 <맹자>의 ‘이루 하(離婁 下)’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자께서 우나라의 하임금과 순임금 때 농업을 관장한 후직이 세 번씩이나 자기 집의 앞을 지나면서도 집에 들르지 않은 것을 들어 현명하다 하였으며, 제자 안회가 누추하게 살면서도 안빈낙도한 것을 두고 현명하다 칭찬한 것을 들어, 그 세 분은 처지가 바뀌어도 모두 그럴 것(易地則皆然)이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역지즉개연’은 긍정적인 뜻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피아의 시각이 전혀 다른 것은 아마도 자신의 믿음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인데 견고한 믿음을 깨는 것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피아의 중간에 서서 양쪽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중용(中庸)의 묘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디자인 전략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는 데이브 그레이대표가 쓴 <기적의 리미널 씽킹>을 읽으면서 바로 중용지묘를 변화와 혁신의 기본으로 삼자는 이야기구나 했습니다.
라틴어 ‘리멘(Limen)’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 ‘리미널(Liminal)’은 경계, 한계 등을 뜻합니다. 테드 컨퍼런스를 창설한 리처드 사울 워먼의 설명대로라면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거나, 옛날 방식이 아니면 새로운 방식을 뜻하는 게 아니라, 둘 다 그렇기도 하고 둘 다 아니기도 한 것을 의미(13쪽)’한다는 것입니다. 즉 ‘경계에서 생각하기’가 바로 개혁과 혁신을 불러오는 좋은 방법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책의 저자는 커트 행크스가 쓴 <발상과 표현기법>을 읽고 감명을 받아, 저자와 교신을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믿음이 개인뿐 아니라, 팀, 가족, 조직, 국가 심지어는 세계 차원에서도 변화를 방해하는 요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커트가 제시한 다음의 명제를 읽어보면 그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믿음을 구축하고 그것에 자신을 속박한다. 믿음은 우리를 집중하게 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일하게 도움을 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가능성으로부너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혼란과 두려움과 의심을 안겨줌으로써 우리를 제한할 수도 있다(19-20쪽” 어떻습니까? 모두에 말씀드렸던 역지사지가 쉽지 않은 이유가 분명해지지 않습니까?
저자는 서론에서 리미널 씽킹, 즉 ‘경게에서 생각하기’를 설명하고, 1부에서는 ‘시각장애우들이 코끼리를 만지고 어떻게 설명했는가’하는 유명한 우화를 예로 들어, 실제가 아니며 사실이 아닐 수 있는 믿음의 정체를 밝히고 그 믿음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믿음이 어떻게 스스로를 구속하게 되는가를 설명합니다. 믿음이란 필요에 의하여 스스로 만들어낸 다음에 이를 서로 공유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믿음의 사각지대가 생기게 되고 그것이 점점 커지면서 스스로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믿음까지도 방어하기에 이릅니다.
2부에서는 자신을 속이는 믿음이라는 감옥으로부터 탈출하는 9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먼저 스스로가 객관적이지 않다고 가정하는데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마음을 비워서 어떠한 것이든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수련과정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주화입마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지대를 만드는 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다음 단계로는 다각도로 바라보고 검증하는 습관을 들이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연결하도록 합니다. 아홉 가지의 방법에 익숙해지면 어느새 변혁의 가운데 서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