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세계 - 두뇌 속 저장장치의 비밀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3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홍경탁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지구라는 행성에 수많은 생명체가 명멸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만, 덩치도 작고 힘도 변변치 못한 인간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게 된 데는 놀라운 학습능력이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습능력은 기억이라는 대뇌의 기능이 뒷받침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일 수있게 한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하는 문제는 많이 연구가 되었지만, 풀어야할 것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과제입니다. 저 역시 기억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아 읽게 되었습니다.


<기억의 세계>는 미국의 대중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 기억을 주제로 다룬 칼럼을 정선한 것들입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1845년 시작하여 17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할 뿐 아니라 에디슨과 아인슈타인 등 유명한 과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하여 명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억의 세계>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도 알아내야 할 것이 많은 ‘기억’을 연구하는 29명의 전문가들이 쓴 칼럼을 7개의 장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기억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제1부은 기억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다루었습니다. 무언가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비롯하여, 기억의 좋은 점과 나쁜 점, 기억에 대하여 잘 못 알려진 사실 등을 다루었습니다. 제2부 ‘기억의 해부’에서는 기억이 저장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일은 역설적으로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은 기억이라는 선물과 망각이라는 축복을 인간에게 주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망각 가운데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이 포함됩니다. 어떤 것은 기억하고 어떤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도 설명될 수 있습니다.


제3부 ‘학습과 기억’에서는 보고 들은 것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특히 수면이 장기기억의 형성에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제4부에서는 기억상실, 최면, 데자뷰와 같은 기억의 기이한 면을 다루었습니다. 제5부 ‘트라우마’에서는 나쁜 기억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즉 기억을 지울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라고 하겠습니다.


제6부 ‘노화’에서는 나이듦에 따라 기억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를 다루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변하게 되는데, 기억력이 감퇴되는 것도 나이듦의 생리적 현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문제는 기억력이 병적으로 감퇴되는 경우인데, 치매가 대표적 질환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기억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나아가 치매를 치료하는 길이 열릴 수도 있겠습니다. 제7부 ‘기억력 향상’에서 바로 이런 노력을 소개하였습니다.


기억은 경험을 코드화하고, 그것을 저장하며, 필요할 때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3개의 단계로 구성됩니다. 각각의 단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많이 밝혀졌습니다. 해마가 기억의 출발점이며 경험을 코드화하는 과정은 신경세포들간에 전기신호가 전달되면서 만들어지고, 저장과정은 분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경세포의 유전자게 관련 정보가 담겨 저장되었다가 기억을 끄집어내야 할 때는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들어내서 신경세포들 사이의 네트워크가 다시 돌아가는 것으로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을 향상시키는데 관심이 많을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저장되는지가 더 흥미롭습니다. 기억의 생성과 저장, 그리고 인출에 관하여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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