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 여덟 가지 테마로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앙투안 콩파뇽 외 지음, 길혜연 옮김 / 책세상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여름이 지나가는 가운데 나온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겠다 싶습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세 번째 가능성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름휴가를 놓친 것이 아쉽다 하시면 책읽기에 좋은 가을이 있지 않습니까? 바로 네 번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신다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완독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옮긴 분도 20여 년 전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려했다가 30쪽은 넘기지 못하고 말았다는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그 30쪽이 마지노선이라고 합니다. 제 경우는 5년 전에 국일미디어에서 1998년에 내놓은 판을 완독하였고, 뒤이어서 민음사에서 내고 있는 판이 나오는 대로 읽고 있습니다. 국일미디어판은 아내가 결혼 전에 구입했던 것인데, 아내 역시 옮긴이처럼 첫 권을 몇 쪽을 읽다가 접어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제목대로 나이가 들어야 읽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오르한 파묵이 고백한 것처럼 남들에게 과시하려는 책읽기를 하는 젊은이들도 없지는 않은 듯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읽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책과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읽다보니 생긴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유예진교수의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 http://blog.joins.com/yang412/13111784>과 프루스트의 화가들; http://blog.joins.com/yang412/13484901> 등입니다.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읽는 더욱 다양한 관점을 알게 해준 책읽기였습니다.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에서는 ‘시간’이라는 주제 이외에도, 등장인물, 당시 파리의 사교계, 욕망, 기다림, 질투 그리고 환상을 작은 주제로 한 ‘사랑’, 글쓰기와 관련한 ‘상상의 세계’,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 철학, 그리고 음악, 회화, 글쓰기, 독서 등을 다룬 ‘예술’도 주제가 되었습니다.


여덟 가지의 주제를 나누어 다룬 분들은 소설가, 전기작가, 대학교수 등으로 프루스트 전문가들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라디오 방송국 프랑스 앵테르가 2013년에 기획한 여름 특집 문학방송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의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방송내용을 글로 정리한 것을 묶어 책으로 모은 것으로 기획자인 로라 엘 마키는 “아름다운 여름 한철에 긴 항해를 떠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고 프루스트의 몽상에 매혹되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유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바캉스 기간에 책을 읽는 모양입니다만, 우리나라는 가을을 책읽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하니 이번 가을을 프루스트와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조나 레러가 쓴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http://blog.joins.com/yang412/12802521>에서 기억에 관한 글을 읽다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인용한 부분에 끌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게 되었습니다만,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에서는 무려 여덟 가지나 되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프루스트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분들이 많이 생기게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사랑과 예술이라는 주제에 관해서도 다양한 소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큰 주제에는 몇 가지 작은 주제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시간의 경우에도 긴 시간, 미로 같은 시간, 잃어버린 시간, 되찾은 시간이라는 작은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특히 독서 및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저 역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찾아낸 생각들을 모아 글을 써둔 것도 있고, 더 쓸 것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은 이 가을을 프루스트와 함께 해보겠다는 생각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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