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 그 원인과 증상에서 진단 및 치료까지 - 숙면과 일상을 방해하는 수면질환
신홍범 지음 / 이담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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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질환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비슷한 질환으로 간주되던 질환이 새로운 이름을 얻어 독립하는 경우도 있고, 원인이 밝혀짐에 따라서 새로운 질환으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제가 의학을 공부할 때는 물론이고 비교적 최근까지도 익숙하지 않은 질환입니다. 특히 최근에 아내가 호소하는 불편함이 이 질환 때문이 아닌가 싶어서 꼼꼼하게 읽게 된 책이기도 합니다. 수면의학을 전공하신 신홍범 원장님은 <하지불안증후군>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이란 질환이 주목받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원인, 증상과 진단, 그리고 이 질환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부작용, 치료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흔히 의학과 같은 전문분야의 글을 쓰다보면 의학에 조예가 깊지 않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전문용어나 개념을 전문가적 시각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원장님은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다소 생소한 질환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 혹은 팔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감각운동계통의 질환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다리나 팔 깊은 곳에서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고, 안절부절못하다, 불편하다, 저린다, 당긴다, 쩌릿쩌릿하다. 주무르고 싶다. 움직이고 싶다, 시리다, 화끈거린다, 등 다양한 표현으로 증상을 호소한다고 설명합니다.


움직일 때 증상이 더 심해지는 일반 통증과는 달리 하지불안증후군에서 보이는 증상들은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등 활동을 하지 않을 때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깨어있을 때는 증상이 나타나면 몸을 움직여 증상을 줄이는 노력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잠을 잘 때라고 합니다. 자는 동안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불편한 부위를 움직이게 되면서 잠이 깊어지지 못하고 수면장애가 동반된다고 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불편함을 느끼는 부위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인데, 해부학적 이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합니다. 신경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때 간여하는 도파민이 분포에 변화가 생기면서 증상이 나타나거나 혹은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도파민가설로 설명하거나, 철분 부족, 전신적 염증, 신경계의 저산소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항우울증약이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고, 임신을 하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상에 더하여 당름의 다섯 가지 특징이 있으면 하지불안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1.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 2. 가만히 있을 때 불편감이 심해진다, 3. 움직이면 증상이 줄어든다, 4. 저녁이나 밤에 증상이 더 악화된다, 5. 다른 질환에 의해서 생기는 증상이 아니다, 등입니다.


이 질환을 진단하는 데는 환자의 주관적인 불편함의 호소에 더하여 객관적인 검사소견이 필요한데, 운동억제검사, 수면다원검사, 활동기록기검사 등을 통하여 진단을 확정하게 됩니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약을 먹지 않는 비약물적 노력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약물요법으로 효과가 없을 때는 파킨슨병 치료제인 도파민제제나 수면을 유도하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아편계 약물, 항경련제, 아드레날린성 약물, 철분제제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약물치료 이외에도 증상에 따른 비약물요법도 다양하게 곁들이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주기를 일정하게 하며, 걷기와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요법도 사용합니다. 물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알코올, 카페인, 흡연을 피하고, 음식을 가려먹어야 하기도 합니다.


물론 하지불안증후군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일단 문제를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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