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홀릭 - 유쾌한 런더너 박지영의 런던, 런더너, 런던 라이프
박지영 지음 / 푸르메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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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거닐다>에 이어 런던을 공부하는 책읽기입니다. 묘하게도 닮은 듯 다른 점이 있는 책이네요. <런던홀릭>은 중앙일보 문화부에서 활동하던 박지영기자가 소더비 대학원 아트 비즈니스에서 공부하면서 느낀 런던, 런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먼저 두 저자와 책이 닮은 점을 꼽아보면, 다니던 직장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런던으로 떠났다는 것입니다.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겪어봐서 잘 알고 있기에 해본 생각입니다. 런던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서 책으로 묶었다는 점도 공통점이 될 것 같습니다. 남편 혹은 남친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정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네요. 그리고 남자분들이 저자를 위하여 상당한 희생(?)을 하는 듯하다는 점도 공통점이라고 보이는데, 런던이기 때문인가요?


다른 점이라면 <런던을 거닐다>의 작가는 충동적 혹은 쫓기듯 런던행을 결정한 듯하지만, <런던홀릭>은 상당히 계획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책의 구성도 이런 성격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앞의 책이 런던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주섬주섬 모았다가 주제에 따라 나누어 정리한 느낌이지만, 뒤의 책은 일정한 기획 아래 글쓰기가 이루어졌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이야기를 따라가는 사진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야기의 깊이에서도 차이가 느껴집니다. 앞의 책은 런던에 있는 볼만한 장소보다는 남친과의 이야기가 핵심이 되는 반면, 뒤의 책은 바로 그 장소에 대하여 보다 깊숙하게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런던 사람들의 생각과 삶에 접근하는 정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공부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에 대한 런던 사람들이 배타적이라는 이야기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오는데 그 배경에는 런던을 찾는 사람들의 졸부적인 행태가 만들어낸 현상이라는 설명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민원서비스에 무관심하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같으면 벌써 신문에 오르내리고 결국은 직장을 잃는 불행한 상황도 예상되는 그런 모습입니다. 특히 영국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저자의 경험은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소비자들이 다시 생각해볼 점도 있다고 보입니다. 런던에 살려면 아프지 말고 병에 걸리지도 말아야 한다는 저자의 절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가 런던에 간 것이 2007년이라는데, 2008년 우리사회를 온통 혼돈에 빠트렸던 광우병 파동에 대하여 심드렁한 것이 오히려 놀랍습니다. “물론 광우병의 최초 발생지인 영국에서 영국산 쇠고기를 먹는다는 건 좀 찝찝한 일이다. 하지만 기절초풍할 만큼 싼 가격에 양질의 고기를 먹을 수 있으니 광우병에 대한 공포는 잠시 접어두자(138쪽)”라는 저자의 생각을 광우병 발병에 문제가 없다던 미국산 쇠고기에 공황에 빠진 듯 반응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공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짬을 내서 유럽을 구경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이가 어려서 모두 기억을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돌아보는 것도 공부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아 크레타섬, 이탈리아 베니스와 토스카나, 스페인의 발렌시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덴하그 그리고 로테르담,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카스카이스를 다녀온 이야기도 나름대로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빌린 차량에 대한 속도위반 벌과금이 부과된 것에 대한 저자의 대응도 재미있습니다. 저도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속도위반으로 벌금을 문 적이 있는데, 캐나다 법원과 렌터카 회사 등에 몇 차례 편지를 보내 항의한 끝에 렌터카 회사에서 일부를 돌려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벌금을 돌려받으셨기를 기원합니다. 이야기 곳곳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런던과 런던에 사는 사람들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우는 좋은 책읽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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