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 - 여행, 인간과 대자연의 소리 없는 위로
함길수 글 사진 / 상상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소울 오브 아프리카>로 만났던 사진작가 함길수님을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를 읽었습니다. 아프리카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사진과 글로 엮었던 <소울 오브 아플기카>였습니다.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는 <소울 오브 아프리카>보다 먼저 나온 책이었습니다. ‘여행, 인간과 대자연의 소리 없는 위로’라는 부제를 붙인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는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하여 바라본 느낌을 독특하게도 산문시의 형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카메라를 통하여 바라본 풍경을 그는 ‘고요히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축복을 누렸다고 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다가스카르, 우간다, 모로코, 터키, 미얀마, 노르웨이, 방글라데시, 케냐, 뉴질랜드, 알래스카,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12개국의 여러 지역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과 그들이 살고 있는 자연의 모습을 담은 많은 사진들 사이사이에 그 장면을 찍을 때의 느낌을 글로 적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아름다움을 제대로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며, 그것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심리적이고 시각적인) 요인들을 의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의식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것에 관해 쓰거나 그것을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해서 아름다운 장소들을 묘사하는 것이다.(여행의 기술, 277쪽)”


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림을 그리거나 글로 묘사를 하려면 대상을 면밀하게 뜯어보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진을 찍는 일은 그저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마음에 새기는 것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최근연구에 따르면 사진을 찍는 것이 눈으로 관찰한 것보다 기억에 더 남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요즘 유행하는 인증샷을 찍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인증샷을 찍으려면 보아야 할 대상을 등지고 서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를 보고 읽다보면 사진을 찍는 일은 분명 단순하게 보는 것보다는 더한 느낌과 기억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을 굳혀줍니다. 물론 그 느낌은 저자 나름대로 것이라서 책을 읽는 이와는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작가가 마다가스타르에서 만난 바오밥나무를 두고 ‘곧고, 단순하며, 강직하고, 고고하고, 변함없이 살아온, 그렇기에 어쩌면 천년 가까이 기다리고 기다려온 인내가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오밥나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신을 꽤난 못살게 군 끝에 뿌리을 하늘로 향한 채 땅에 거꾸로 처박히게 되었다는 아프리카의 전설을 알고나면 그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따금은 문맥의 앞뒤가 맞지 않는, 어쩌면 멋부린 글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 드는 대목도 없지 않습니다.


케냐의 지라니합창단에 관한 내용은 자유여행에서 만난 인연이 아니라 그들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간 특별한 경우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탄자니아에서 수천마리의 소 떼를 만났던 일을 충격이라고 하였는데, 수천 마리의 소떼가 지나친 과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응고롱고로에 사는 마사이마을에서 사이를 두고 소떼를 몰고 가는 마사이 목동을 만나기도 했습니다만, 수천 마리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수천마리의 소떼가 모이면 그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세렝게티에서 응고롱고로를 향해서 이동하던 중에 수천마리의 누떼를 만났는데 정말 시작에서 끝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장관이었습니다. 누떼들은 목동이 모는 것이 아니라 무리가 스스로 움직인다는 느낌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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