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아름다운 삶을 위한 철학의 기술
빌헬름 슈미트 지음, 장영태 옮김 / 책세상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 주어진 시간만큼 살다가 죽습니다. 물론 태어나고 죽는 것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살아가는 것만큼은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존재를 BCD라고도 합니다. 태어나고(Birth) 죽는(Dead) 사이의 삶은 선택(Choice)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삶 역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요소들이나 힘에 맡겨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택하는 바에 따라 삶이 결정되는 것이므로, “삶을 제때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것으로부터 ‘아름다운 삶’까지도 만들어내는 진지한 시도” 즉, 삶의 기술을 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에 담긴 생각입니다.


인간의 삶에 대하여 사유하는 학문이 철학입니다. 따라서 삶의 기술 역시 철학적으로 사유할 이유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아름다운 삶을 위한 철학기술’이라는 부제는 이 책의 원제목 ‘Schönes Leben: Einführung in die Lebenskiunst'을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또 다른 저서 <삶의 기술철학>과 짝을 이루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점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책은 <삶의 기술철학>을 따라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회화작품을 근거로 삼아 ’철학으로의 소풍‘을 시도한다. 다시 말해 삶의 능력을 다시금 가능하게 해주는 답변을 얻기 위해 삶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는 사유공간으로의 소풍을 시도한다.”


모두 20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도입부의 3개의 장을 할애하여 이 책의 기획의도를 담았습니다. 철학으로의 소풍과 삶을 가져다주는 시간의 기다림, 그리고 삶의 기술로의 철학이 주체적 삶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그리고는 습관, 쾌락, 고통, 죽음, 시간, 시도, 격정 혹은 분노, 모순, 부정적 사고, 멜랑콜리, 불안과 평정, 생태적 삶, 가상공간, 건강관리, 쾌활함 등 15가지 삶을 결정하는 요소들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시도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아름다운 삶’, 즉 행복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삶의 기술의 목적을 마지막으로 다시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철학으로의 소풍>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인용하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만, 삶의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니체 등 앞선 철학자들이 정리한 사유를 인용하여 설명을 전개합니다. 특히 아름다운 삶에 관하여 설명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행복에 대한 일곱 가지 규정을 인용하여 행복에 대한 나름대로의 숙고를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적어보면, 1. 행복은 선택 가능한 선이다, 2. 행복은 하나의 특수한 행위이다, 3. 행복은 얽힘 가운데의 삶이다, 4. 행복은 세 가지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5. 행복은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어떤 것이다, 6. 행복은 ‘충만한 삶’이다, 7. 행복은 신적이다, 등입니다.


저자는 삶의 기술은 개인의 부흥을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위대한 유토피아 시대에 공동체의 신격화 가운데 파멸의 위기에 몰렸고, 희망이 부재한 시대에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갈 것을 강요당한 개인의 르네상스’를 맞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부분은 금세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과연 위대한 유토피아 시대는 도래한 적이 있었던 것인가 싶습니다.


삶의 기술의 목적을 설명한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삶의 기술이라는 실존의 미학에 있어서 몇가지 관점을 소개합니다. 자기강화, 실존의 형성, 선택행위, 판단력의 감수성, 그리고 주도적 관점이라고 할 아름다움의 실현 등 다섯 가지입니다. ‘철학적 영혼의 치유사’라는 어려운 개념의 직업을 가진 바 있으며, 철학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저자입니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철학은 역시 어렵다는 생각을 재확인한 그런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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