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 세상과 당신을 이어주는 테크 트렌드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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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상품을 일찍 사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새로운 정보에 둔감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새로운 정보는커녕 새로운 용어조차도 뒤쫓는 것이 숨 가쁠 지경입니다. 특히 정보통신분야의 경우 전공과는 거리가 있는 탓인지 이해가 쉽지 않은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개념 정도는 파악을 하고 있어야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가늠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멋진 신세계>는 이런 저의 고민을 해결하는데 안성맞춤한 책읽기였습니다.


<멋진 신세계>는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가 쓴 동명의 소설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합니다. 서기 2540년을 배경으로 과학기술의 지나친 남용으로 인간성이 파괴되는 비극적 상황을 그렸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아직 읽지 못한 책입니다. 헉슬리의 역설적인 신세계와는 달리 임춘성교수님의 <멋진 신세계>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의미합니다.


저자는 머지않은 미래에 펼쳐질 지식, 지혜, 업, 휴식, 소통, 소유, 돈, 그리고 꿈의 영역에서 새로운 개념의 세계의 예를 몇 가지 들었습니다. 지식의 신세계는 인공지능으로, 지혜는 빅데이터로, 업은 로봇으로, 휴식은 무인자동차로, 소통은 사물인터넷으로, 소유는 클라우드로, 돈은 핀테크가, 그리고 꿈의 신세계는 가상현실이 가져올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기술들은 이미 상용화에 접어들고 있어서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미 한물간 기술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장은 개념을 모른다면 신세계로 여행할 자격을 얻을 수 없을 터이니 개념 정도는 분명하게 알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워밍업편을 보면, 저자는 막무가내로 찾아온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새로운 세계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시는 모양입니다. 책을 모두 읽으면 누구나 느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임교수님은 재주가 많은 듯합니다. 사실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가지는 오류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전공분야를 일반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나름대로는 쉽게 설명한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분은 정말 남다른 재능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조곤조곤 설명을 할 줄 아니 말입니다.


멋진 신세계로 가는 입국심사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관찰하고, 통찰하고, 그리고 성찰하라는 것입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싶었습니다만, 예전에 서당에서 공부를 할 때도 낭낭한 목소리로 천자문을 외우는 일부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뜻을 깨치기 전에 먼저 읽어 외우고 나면 누군가 조금만 튕겨주어도 뜻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와 비슷하게 사물을 철저하게 관찰하고 뜯어보다보면 그 본질을 깨치게 되고, 그리고 나서 그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는 과정이 바로, 찰찰찰이 되는 셈입니다. 즉 ‘목적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라’하는 기본적인 삶의 태도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멋진 신세계는 전자공학적 성과로 구성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듯합니다. 산업공학을 전공하셨다는 저자는 공학은 물론 아주 다양한 영역에도 조예가 깊은 듯, 다양한 영역의 자료들을 이끌어다 미래의 일들을 설명합니다. 사실 네트워크의 원천모형은 뇌과학에서 연구하는 신경세포와 그 연결망입니다. 요즈음 사람들의 관계망은 바로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을 신경세포로 유무선망은 신경망으로 비교할 수 있는데, 바로 뇌과학의 연구성과를 공학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비유도 아주 적절하고 쉽게 설명합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하여 개인적으로는 호사가들이 분명하지 않은 근거로 주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임교수님도 그 점에서는 저와 생각이 같은 것 같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산업혁명이라 부르려면, 인간의 생활고, 사회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해야 하며, 후대의 역사가에 의하여 평가되고 기록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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