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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역사, 문화
Harvey Green 지음, 김명태 옮김 / 미강사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만으로는 지구상에 있는 나무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나무의 나이테가 그려진 표지를 보면 인간의 삶에 들어온 나무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라는 성격이 분명해지는 듯합니다. ‘내가 사는 중남부 뉴햄프셔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부분적으로라도 난방을 나무로 한다.’라고 시작하는 머리말이 잠시 헷갈리게 합니다만, ‘몇 천년 동안 이어져온 서민들의 삶에서 나무는 익숙하고 일상적인 재료였다’는 구절을 읽으면 저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좋은 리뷰방식은 아닙니다만, 저자가 요약해놓은 이 책의 얼개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어, 그대로 옮겨둡니다. “본 서문에서 인류 역사에 존재했던 목재들의 몇 가지 모순과 복잡성을 관찰하였다. 특히 서양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목재와 다른 제재들의 관계에서 오는 모순과 복잡성을 다뤘다. 제1장에서는 독자들에게 재료 자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물리적인 설명을 통해서 나무들의 종에 대해서 설명하고, 목재의 겉모양을 결정하는 결과 무늬 같은 나무의 특징들과 물리적 구조에 대한 간단한 배경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제2장은 목재의 주거 기능으로 시작하여 책 전반적으로 계속되는 목재의 역할을 분석하고 있다. 제3장은 사람들의 전통적으로 목재를 사용했던 방법을 분석하고, 통나무를 판자, 플랭크(두꺼운 판자), 커브스 그리고 베니어판으로 만드는데서 오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과, 일상에서 사용하는 가공물들과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만들기 시작한 판자 및 들보를 사용하는 점에서 목재를 분석하고 그들이 조소, 조각상, 악기 그리고 가구에 어떻게 쓰였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종교와 예술이라는 입장에서 제5장은 독특하고 중요한 형태의 구조물인 상자에 대해서 설명한다. 배럴과 대바구니에서 서랍장과 관에까지 다양한 발로를 설명한다. 제6장에서는 이쑤시개, 골프 티, 담뱃대, 지팡이, 옷핀, 성냥, 나무젓가락 그리고 장난감과 같이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인간 생활에 꾸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작은 물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제7장에서는 난방, 음식 저장, 의식과 고문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으며 벌목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변해왔는지에 대해서 논의한다. 마지막에는 목재가 건축자재로써 그리고 예술적이며 기능적인 면에서 어떻게 지속적인 매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끝을 낸다.”
생활공간에서 나무가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웃에 있던 목공소에서 나무를 다듬는 흉내를 내던 어릴 적 추억이라던가, 연필을 깍을 때 예쁘게 깍으려 노력하던 추억까지도 되살리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나무가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될 정도로 성장하려면 적지 않은 세월이 소요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쉽게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당장 필요하다는 이유로 나무를 남획한 선조들의 우로 인하여 지구의 허파라고 할 엄청난 규모의 숲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도 새삼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나무에 관한 문화사를 적어 내려가게 됨으로써 나는 인간들이 이 놀라운 자재인 나무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이해력을 갖고 과거를 돌아보며 균형적인 사용을 하기를 바란다.’라고 마무리한 부분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라고 하겠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짚어보면, 우선 유럽으로부터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명에서 나무를 어떻게 이용하였는가를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과 일본까지 섭렵하면서 우리나라는 빠트리고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목공들은 장부이음을 사용하였는데 동양의 가구에서 보이는 이음들은 심미적인 이유 때문에 더 복잡한 형태를 띠기도 한다.(78쪽)’라고 싸잡아 넘어간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편집상의 실수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떼어 쓰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듯한 기본적인 것부터 매끄럽지 못해 보이는 번역도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