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 탐정들 - 세계 50대 유적의 비밀
폴 반 엮음, 김우영 옮김 / 효형출판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옛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문자시대에는 기록으로 문자이전의 시대의 것은 구전으로 전해지던 것을 기록으로 옮겨진 것도 있습니다. 옛사람들이 살던 모습을 찾아내는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학문이 고고학입니다. 고고학 역시 다양한 분야의 학문의 발전에 힘입어 보다 정교해지고 정확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고고학의 탐정들>은 6대주의 흩어져 있는 50개의 고고학 유적지의 발굴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유적들은 트로이유적, 주구점, 알타미라동굴처럼 잘 알려진 곳들도 있지만, 생소한 곳들도 많아서 흥미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제목에 적은 것처럼 고고학자들은 탐정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탐사를 통하여 발견된 유물을 토대로 옛사람들의 삶을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 책은 모두 열세명의 고고학 탐정들이 나누어 정리하였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고고학, 인류학을 연구하는 분들입니다.


프롤로그에는 ‘고고학은 왜 그토록 매력적인가?’하는 물음에 대하여 고고학자와 일반의 입장에서 답을 적고 있습니다. 고고학자의 입장에서는 ‘수백, 수천년간 햇빛을 보지 못했던 그 무엇을 발굴한다는 것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감흥을 불러일으킨다’라고 했고, 일반의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계 조상이나 인류 전체의 과거에 흥미를 느끼는데, 고고학은 그 광대한 과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고고학 탐사를 통하여 과거의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도 설명합니다. 우연이나 영감이 발견을 이끈다고 합니다. 물론 발견을 하는 것으로 비밀이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고고학자들도 탐정처럼 추리를 통하여 비밀에 접근해가는데, 그 추리라는 것이 발견된 증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이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고고학이 학문으로 성립된 것은 150여년이라고 합니다. 고고학 이외의 분야의 발전에 힘입어 연구방법 역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연대측정이 보다 정교해졌다거나, 인체관련 자료를 내시경, 컴퓨터단층촬영, 분자생물학적 검사법 등을 통하여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무령왕릉을 발굴했던 분이 너무 급하게 발굴작업이 진행되는 바람에 아쉬움이 많았다고 술회한 적이 있습니다만, 고고학적 발굴작업이 오히려 과거의 단서를 파괴하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정교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발굴을 할 것인가 유적을 보호할 것인가 사이에서 갈등을 빚게 되는 것 같습니다.


50곳의 고고학유적지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발굴을 통하여 나온 유물은 물론 발굴과정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 풍부한 사진자료가 곁들여져 있기 때문에 흥미를 배가되는 듯합니다. 사진설명이 비교적 자세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해가 쉬운데, 본문에 대한 보충설명이 적지 않은데, 본문과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아서 읽는 흐름이 깨지는 것 같습니다. 본문 중에 녹여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사실 이러한 유물의 현장은 직접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더욱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추픽추처럼 이미 가본 곳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생생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마추픽추가 파차쿠티 잉카 유판키 왕의 별장이며 천체관측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다녀온 오스트리아 할슈타드의 소금광산에 관한 이야기도 조만간 쓰게 될 여행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금년에 다녀올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현생인류의 흔적을 담고 있는 장소들이라서 더 관심을 두어 읽었습니다. 그 밖의 유적지 역시 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고 흥미로운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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