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지털 인문학의 이해 ㅣ 지중해지역원 인문총서
문상호.강지훈.이동열 지음 / 이담북스 / 2016년 6월
평점 :
학문 간의 융합을 통하여 증강효과를 꾀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인문학은 ‘인문학과 관련된 제반활동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는 시도’라고 <디지털 인문학의 이해>의 저자들은 설명합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디지털 인문학에 대한 개요 소개와 디지털 인문학의 연구 및 활용 사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제1부 ‘디지털 인문학’에서는 디지털 인문학의 개념을 정리합니다. 먼저 학문의 융합 및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인문학의 개념과 유래, 정의, 연구 주제등을 설명합니다. 제2부 ‘디지털 인문학의 연구 사례’에서는 저자들이 지금까지 수행해온 디지털 인문학 관련 연구의 과정과 결과물을 담았습니다. 디지털 인문학의 학문간 융합의 대표적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저자들은 디지털 인문학이란 “정보통신기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하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 그리고 이와 관계된 창조적인 저작활동”이라고 정의하였는데, 일종의 인문학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논하는 학문분야라는 것입니다. 즉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해온 인문 정보와 지식을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창조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교육시키는 것이 이 분야의 주된 관심사인 것입니다.
1부 ‘디지털 인문학 입문’에는 아카이브, 데이터베이스, 빅데이터, 데이터 마이닝, 텍스트 마이닝 등 정보기술의 처리와 관련된 용어들이 들어본 듯한 용어들의 개념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부 ‘디지털 인문학의 연구 사례’에서는 저자들의 연구사례를 9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요약해보면 디지털 인문학의 시스템 개발의 방법론으로부터 정보시각화 활용방안, 전자문화지도의 개념과 구축방법, 사진 콘텐츠의 활용방안, 키워드를 활용한 지역연구 동향을 분석하는 방법, 빅데이터 활용 사례 등입니다. 이 분야는 인문학 연구를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한 것이므로 저자들의 방법론을 인문학 이외의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었던 듯, 저자들은 연구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여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제한점도 짚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보시각화와 관련하여 ‘전자문화지도와 연결망을 레이어 중첩과 같은 개념을 통해 동시에 활용하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즉, 현 단계의 시각화 수준에서 한 단계 진보된 형태의 정보시각화 시스템에 eogis 연구가 필요하다(62쪽)’라고 한 부분이나 ‘디지털 인문학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융합특성을 가지므로 기존의 정보시스템 구축 방법론을 적용할 경우에는 시스템의 사용성 및 이해성,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75쪽)’라고 한 점 등입니다.
요즈음에는 정보를 시각화하여 한눈에 내용의 전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추세인데, 이 책에 소개된 전자문화지도 구축 사례는 정보시각화의 대표적인 방법론이라고 하겠습니다만, 실제 구축과정이 전문적으로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 개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 연구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론에서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인문학분야에서도 활용할 빅데이터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대표적인 빅데이터 활용사례로 구글의 엔그램 뷰어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화된 책들을 기반으로 특정 단어의 시기적 출현 빈도를 이용하여 인류 문화를 살펴보는 컬처로믹스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인문학 연구에서도 정량적인 데이터 분석을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무너뜨린 대표적 사례라고 합니다.
<디지털 인문학의 이해>는 ‘디지털 소통 시대’를 잘 사는 방법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