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성 - 전복의 문학, 모더니티총서 14
로즈메리 잭슨 지음, 서강여성문학연구회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도깨비>를 종영 후에 묶음으로 된 재방송을 보면서도 본방 때의 느낌이 오롯하게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묵직함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완급이 조화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보면서 상당한 철학적 사유가 담긴 이야기로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철학하시는 분들이 드라마를 재해석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 때문이었던지 로지 잭슨이 쓴 <환상성>을 보는 순간 선뜻 집어 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환상문학의 흐름이나 의미 등을 정신분석학이나 구조주의적 방법으로 분석하였습니다.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 환상문학을 읽을 때는 가벼운 기분으로 후딱 읽어치운다는 느낌으로 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중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환상문학의 흐름이나 의미 등을 정신분석학이나 구조주의적 방법으로 분석하였습니다.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 환상문학을 읽을 때는 가벼운 기분으로 후딱 읽어치운다는 느낌으로 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중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환상성>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부는 토도로프의 환상문학론을 바탕으로 하여 환상문학의 형식과 특징, 기본적인 요소들, 구조 등을 뜯어보면서 환상을 주제로 한 책이 하나의 문학적 양식을 갖추어야 할 조건을 정리하였습니다. 제2부는 일종의 각론이라고 하겠는데, 환상문학작품들을 인용하여 환상문학의 계보와 스펙트럼을 제시하였습니다. 잭슨은 환상문학을 네 개의 범주로 구분하였는데, 19세기의 전형적인 환상담론인 ‘고딕 이야기’, 사실주의 소설 속에 고딕 시퀀스를 배합하여 현실성을 가미한 ‘환상적 리얼리즘’,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세계를 그려낸 ‘빅토리아 시대의 환상물’, 카프카의 <변신>으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최근의 환상물’ 등입니다.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다양한 환상문학 작품들의 면면을 보면 환상문학의 뿌리가 꽤나 오래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읽은 고전 작품들도 적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작품들의 내용을 인용하여 논지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금세 와닿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모두에서도 짚었습니다만, 서문의 첫구절, ‘문학 안에서든 바깥에서든, 환상성은 거대하고 유혹적인 주제이다’라고 적은 저자의 주장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환상이 인간의 욕망을 대리만족 시켜주기 때문인 것입니다. 저자는 환상이 욕망을 표현하는데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환상은 욕망에 관하여 말하거나 명시하거나 보여줄 수 있으며, 역망이 문학적 질서와 연속성을 위협하는 하나의 장애요소일 경우에 그 욕망을 추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도로프가 주장하는 환상성의 세 가지 조건을 인용합니다. 첫째, 텍스트는 독자가 인물들의 세계를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로 여기도록 하고, 기술된 사건들에 대해 자연적인 설명과 초자연적인 설명 사이에서 머뭇거리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이러한 머뭇거림은 또한 인물에 의해 경험될 수 있다. 그래서 독자의 역할은 한 인물에게 위탁된다. (…) 머뭇거림은 재현되고, 그것은 작품의 주제들 중 하나가 된다. 셋째, 독자는 그 텍스트에 관하여 어떤 특정한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 그는 ‘시적인’ 해석뿐만 아니라 알레고리적인 해석도 거부하게 될 것이다.(43쪽)


옮긴이가 해제에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마르크수주의적 시각과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방법론을 전제하고 있어서 그렇게 쉽게 읽히는 이론서는 아니다(245쪽)”라고 적은 것처럼 환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이 등장할 때는 집중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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