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로버트 게스트 지음, 김은수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아프리카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행지에 관하여 아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요즈음 아프리카에 관한 책을 읽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은 영국의 정치․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로버트 게스트기자가 7년간에 걸쳐 아프리카 취재를 맡아 직접 보고 들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아프리카는 왜 아직도 가난한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담았습니다. 읽다보면 한국의 경험을 들어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면한 문제를 풀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만나게 되는데, 저자가 특파원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제목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첫번째 장의 제목에서 보는 '뱀파이어의 나라'라는 생각은 식민지 해방투쟁을 이끌었다는 과거의 공적으로 통치자의 지위에 올라서는 오랜 세월을 국가와 국민들의 피땀을 빨아온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마치 흡혈귀처럼 느껴진다는 비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미래는 여전히 꿈꾸어볼 만하다는 생각을 마지막 장 '무지개의 나라를 넘어'에 담았습니다. 물론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비전을 가진 지도자가 등장한다면, 이라는 조건이 달리긴 했습니다.


아프리카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가난'일 듯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인데, 실제로 그들의 가난은 경악할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는 절대왕정의 시대에나 통용되던 것이며, 헌대에는 누구나 의지만 가지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면, 아프리카의 과거를 되 집어보면서 아프리카가 가난해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이유를 찾아내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서론에서 아프리카를 빈곤으로 몰아간 역사적 배경을 요약정리하고, 각각의 요소에 관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 8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마지막 9장에서 그 해결방안을 소개하였습니다. 역사적이나 지리적으로 보아 아프리카를 어려운 여건으로 몰아간 원인으로 저자가 꼽은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리적 요건, 즉 개발국들이 대체적으로 온대지역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아프리카의 대부분은 열대지역에 위치하여 무더운 날씨로 인한 질병이 문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말라리아가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에이즈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결정적 요소로는 유럽국가들이 아프리카지역에서 사람들을 노예로 붙들어간 것입니다. 물론 기타지역에서도 노예제도가 운용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늦게까지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진 식민지배입니다. 물론 식민지배 기간 동안에 사회기반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는가 하는 억지스러운 주장도 있습니다만, 식민지배가 남긴 유산이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열강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배할 당시에 아프리카에 살던 사람들이 다양한 부족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경계를 그었고, 이 경계가 아프리카국가들의 독립 이후에도 지속됨에 따라서 부족들 간의 갈등요소로 남아 끔찍한 국지전으로 발전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정적인 요소는 좋은 리더십의 부재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을 이룬 신생 아프리카국가를 지도한 사람들은 대부분 독립에 기여한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에게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사리사욕 채우기에 급급한 경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세는 개인들의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오래된 전통이 이어지고 있어서 분쟁의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지역의 발전을 위한 외부의 도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러한 도움도 적절하게 운용되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합니다.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이 문제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1966년 겨우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이었던 보츠와나의 경우 2001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증가하여 3,000불 이상의 수준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보츠와나의 모델을 확대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많은 아프리카국가들이 기름진 땅과 보석, 미량광물, 석유 등을 가지고 있어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쉽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자원들은 역설적으로 축복이라기보다는 저주라고 할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르트헤이트를 무너뜨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하여 보츠와나 등의 성공사례는 더딘 걸음이기는 하지만 아프리카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역시 역외국가들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듯, 혹은 선심성으로 제공하는 원조 말고 아프리카 사람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원천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생산한 농산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쳐둔 보호무역의 장벽을 거둔다거나 하는 것 말입니다.


준비하고 있는 아프리카여행에서 가보게 될 나라들에 대한 사정들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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