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프라하를 만나라 -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예술의 도시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김규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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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하던 참이었는데, 안성맞춤한 제목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 체코·슬로바키아어과의 김규진교수님이 쓴 <일생에 한번은 프라하를 만나라>입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였던 김교수님은 1990년 동유럽의 자유화 이후에 러시아,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유고슬라비아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문학예술 기행을 써왔다고 합니다. 특히 체코는 25회 이상 방문하였던 까닭에 애정이 많이 가는 나라였던 탓인지 체코에 관한 내용으로만 책을 엮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성숙한 중년 여인의 모습처럼 세련된 아름다움을 지닌 도시가 프라하라고 한다면, 프라하 주변의 도시는 좀 더 성숙하지만 처녀처럼 매혹적인 멋을 갖고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체코 전역에 걸쳐 열두 곳이나 되는 도시를 역사유적으로 지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체코의 전역을 프라하, 보헤미아 그리고 모라바와 슬레스코 지역 등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지역마다의 특색을 담아냈습니다. 전설, 건축, 도시풍경, 문학과 미술과 음악, 먹거리 등등 다양합니다. 체코의 문인들이나 교수들과 친분을 맺고 있어 방문할 때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인지 사진이나 체코 사람이 아니면 알기 힘든 그런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프라하에는 유대인들이 많이 살았으며, 그들이 많은 핍박을 받았다고 합니다. 유대상인 이브라힘 이븐 야쿱이 프라하를 묘사한 기록에 따르면 9세기에서 10세기 사이에 체코에 유대인들이 정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로마당국에 예수를 고발하고 사형당하게 한 죄로 (유대인들이) 가나안에서 쫓겨나 전 세계로 흩어지게 되었으니, 그전부터 살았을 수도 있다.”라고 적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가나안에서 쫓겨난 것은 예수를 고발해서가 아니라, 로마제국에 통치에 대하여 반란을 자주 심하게 일으켰기 때문에 결국은 유대인들을 가나안에서 소개시켰던 것이고, 예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유대인에게 지운 것은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공인을 받은 다음의 일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라하공항을 통하여 입국하고 출국하였지만, 프라하를 구경한 것은 겨우 1박2일에 불과하였기 때문에 프라하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프라하성을 비롯하여 카를교, 구시가지 광장등을 두루 걸어서 구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저자가 풀어놓은 이야기보따리들이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여행칼럼에서는 여행한 도시의 구경거리와 그 도시를 배경으로 한 책을 묶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체코출신으로는 카프카, 밀란 쿤데라, 보후밀 흐라발과 같은 뛰어난 작가들이 많지만, 저는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골렘>을 같이 소개하려고 생각합니다. 프라하에 도착하던 날 저녁 수월치 않게 내리는 빗속에 구시가와 카를교를 걸어서 구경하면서 꼬집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묘한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골렘의 전설은 16세기 핍박받던 유대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랍비 뢰브가 만들었다고 하는데서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바로 마이링크의 소설 <골렘>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프라하에 대한 글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가운데 ‘블타바 강’으로 시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체코항공의 여객기가 프라하의 하벨공항에 착륙을 하면 게이트로 이동하는 중에 꼭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라하에서도 보지 못하거나 즐겨보지 못한 것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다시 프라하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단체여행이 아니라 자유여행으로 방문해보고 싶은 도시 목록의 위쪽에 적어두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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