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박물관 - 역사의 상식을 뒤집는 발칙한 고고학 여행
라인하르트 하베크 지음, 김희상 옮김 / 갤리온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역사의 상식을 뒤집는 발칙한 고고학 여행’이라는 부제를 보지 않았더라면 추리소설로 알았을 책입니다. 하긴 세상에는 설명이 안되는 일이 널려있으니 이해하려들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겠습니다만, 고고학 분야에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집트의 역사가 마네토는 역사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선사의 왕조가 2만 4925년(태양력기준)을 다스렸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수메르문명이 남긴 암석기록에는 천지창조에서 대홍수에 이르기까지 10명의 왕들이 45만6천년을 다스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집트의 신성문자가 발명된 것은 기원전 3000년, 수메르 쐐기문자가 발명된 것은 기원전 2,200년이므로 그 이전의 기록은 구전으로 내려왔을 터이므로 신빙성이 의심되는 것은 당연한 일 같습니다. 천지창조의 순간 왕이 통치했다는 개념도 가능하지 않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공유물, 즉 사람들이 만들어낸 물건들이 의외의 시간대에서 발견된다는 점에서 미스터리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상식의 틀을 벗어나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분류조차되지 못하고 박물관의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설명이 가능한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 유물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전시된 적이 있다니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고학의 미스터리 첫 번째 이야기는 1921년 카브웨에서 발견된 고인류화석입니다. 170-250만년전에 네안데르탈인에 앞서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에는 동그란 구멍이 나있는데 지름 5밀리미터의 깔끔한 원형의 구멍과 반대편에 커다란 구멍은 고속의 탄알에 의하여 생긴 것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1908년에 텍사스의 글렌 로즈에서 발견된 화석에서는 공룡의 발자국과 나란히 사람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고 합니다. 화석은 생성당시 존재했던 사물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1억년이 넘은 석판에 인간의 것으로 보이는 뼈조각이 들어가 있다거나 인간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해머가 들어가 있는 것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파르티아유적과 이집트유적에서 배터리의 원리를 적용한 항아리가 발견되었다거나, 그리스 안티카레라의 바다밑에서 발견된 상선에 실려있던 기계는 모두 70여개의 톱니바퀴로 구성되어 태양계 행성의 운동을 계산해낼 수 있는 일종의 계산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지난해에 다녀온 콜롬비아에 있는 황금박물관은 서기 5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황금부적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꼭 우주왕복선을 연상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황금부적을 확대제작하여 날렸더니 멋들어지게 날기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멕시코, 에콰도르 등의 박물관에는 마치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의 형상을 한 조각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당시 사람들의 제의를 묘사한 것들이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우주인처럼 보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스카유적에 나오는 우주인처럼 말입니다.


제가 살던 곳이라서인지 미네소타의 켄싱턴에서 발견된 룬 석판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습니다. 1898년 스웨덴이서 이주한 농부 올로프 오만이 발견한 석판에는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에 미대륙에 상륙한 바이킹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위조된 것으로 취급되고 있는 유물이라고 합니다. 룬 문자와 라틴어를 섞어서 쓴 룬 석판은 여전히 위조된 것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을 저자는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의 유물을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바빌론 신전에 새긴 생명의 나무를 DNA이중나선구조로 해석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과거를 아는 자만이 미래를 꿈꿀 수 있다’라는 속담을 인용하여 미스터리하다는 이유로 과거의 유물을 방치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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