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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팀장이 답하다 -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팀장 리더십
이진수 지음 / 이담북스 / 2017년 2월
평점 :
금요일 퇴근시간을 앞둔 직원들의 들뜬 마음에 ‘약속도 없으니 야근이나 해야지...’라며 찬물을 끼얹는 상사의 모습을 그린 광고가 있습니다. 퇴근 준비를 하던 직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야근할 준비를 합니다. 아마도 오늘날의 우리네 직장 풍경을 묘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부부처의 간부로 일할 무렵부터였으니, 개인적으로 야근을 해본지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퇴근시간에 딱 맞춰서 사무실을 나선 것은 사정이 있는 직원들이 눈치를 보지 말고 퇴근하라는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야근은 직장인의 애환이 많이 서린 근무형태일 것입니다. 때로는 좋은 결과가, 때로는 실망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야근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고, 특히 시한 내에 처리해야 하는 비상상황에서 하는 근무형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상황이 끝나면 다시 정상적인 근무형태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야근이 일상인 직장이라고 한다면 적정인원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조직자체의 문제가 발생하였음에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하겠습니다.
<야근, 팀장이 답하다>는 우리나라 조직사회에서 일상처럼 되고 있는 ‘야근’이라는 근무형태를 주제로 하여 조직관리에 관한 이야기, 특히 ‘팀장’이라는 직책에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팀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도 좋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비법을 소개한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야근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저자는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국내 9개 기업 45명의 대리급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간 활용실태에 대한 보고서 <한국 기업의 조직건강강도와 기업문화 진단 보고서>의 내용을 근간으로 우리나라 기업조직의 문제점을 짚고, 저자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매킨지보고서는 앞서 말씀드린 광고에 나오는 야근의 행태를 ‘눈치보기 야근’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정말 처리해야 할 일이 밀려서 야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사고과의 숨통을 쥐고 있는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 근하는 척’해야 하는 상황을 적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사는 나쁜 상사의 전형일 우려가 높다고 하겠습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상사가 나쁜 상사라고 규정합니다. 1. 문제나 책임질 일이 생기면 발뺌하는 상사, 2. 지시가 분명하지 않고 계속 말을 바꾸는 상사, 3. 폭언을 일삼고 부하직원을 감시하는 상사, 4. 팀원의 성장에는 관심 없고 오히려 공을 가로채는 상사, 5. 정보를 독점하고 공유하지 않는 상사, 6. 아무 생각 없는 상사 등입니다.
저자는 조직의 팀장이 참고할 조직관리의 비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설명한 내용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핵심과제’라는 제목으로 몇 쪽으로 짧게 요약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만 제대로 이해해도 어느 정도는 개괄할 수 있을 듯합니다. 1. 스스로 명확해질 때까지 일의 방향을 고민한다, 2. 일의 방향과 내용에 맞는 적임자를 정한다, 3. 주어진 시간을 치밀하게 관리하여 목표 일정에 맞춘다, 4. 권한을 위임하여 팀원을 성장시킨다, 5. 일이 진척되지 않을 때는 질문을 통해 돌파한다, 6. 문제는 즉시 공유하고 정확히 정의하여 해결한다, 7. 생각 시스템 1과 2를 상황에 맞게 적용한다, 8. 회의는 가능하면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접근한다, 9. 연결고리 일은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주도적으로 관리한다, 10. 나누어진 일을 통합하여 일을 마무리한다.
조직관리 이론을 설명하다 보면 아무래도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심리학 실험이나 문학작품 등 다양한 자료들을 인용하여 상황을 쉽게 풀어내고 있어 쉽게 읽히는 점도 특장 가운데 하나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