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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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기욤 뮈소의 팬인 덕분에 <센트럴 파크>, <구해줘> 등 그의 작품을 읽을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센트럴 파크>의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구해줘>의 죽음 등 의학을 소재로 주요 등장인물이 의사인 점 등이 특징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큰 아이의 관심을 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요즘 본방사수하고 있는 드라마 <도깨비>처럼 시간여행이나 저승사자 등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역시 시간여행을 주제로 하고, 의사가 주인공인 점에서 뮈소의 다른 작품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여행을 하는 방법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방식은 과학이 발전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나온 방식 같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면 미래로의 여행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당연히 과거로의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시간이 왜곡되는 웜홀을 통하여 미래로 혹은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합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는 신비주의를 선택하였습니다. 캄보디아의 산골에서 가졌던 적십자사 의료봉사에서 만난 기인이 건넨 알약을 먹고 잠들면 과거의 시간으로 순간이동을 하는 것입니다. 다만 과거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20여분에 불과한 것은 약물의 효능이 지속되는 시간과 수면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꿈을 꾸는 동안 일어난 가상의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과거의 시점의 자신과 주고받은 이야기의 흔적들이 현실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면 꿈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시간여행자가 지켜야 할 원칙은 과거 시점에 일어난 일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있습니다. 과거의 일에 개입하려들면 엄청난 힘이 방해하며, 개입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믿습니다. 일종의 나비효과라고 할까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어머니 살해의 역설’입니다. 즉 과거로 돌아가 어머니를 살해하면 시간여행자 자신이 태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시간여행의 법칙을 무시하고 과거로 돌아가 자신을 만나는 것은 물론 과거의 자신이 알면 안되는 비밀을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 때문에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게 된 연인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만 있다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가졌지만, 과거의 자신을 이해시키려다 보니 그녀의 죽음과 관련된 사고를 알려줄 수밖에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죽음을 막지 못하자, 다시 시간여행을 떠나 그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수술을 직접 집도하는 무리수를 두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은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 이후에 우연히 만난 인연으로 얻은 딸에 대한 사랑 역시 첫사랑과 견줄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이율배반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인데, 현재의 자신이나 과거의 자신 모두 두 사랑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기는 합니다. 문제는 그로 인하여 첫사랑과 오래된 친구를 잃는 아픔을 감수할 정도로 무리수를 두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배신을 이해하지 못하던 절친이 둔 신의 한 수로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이루게 됩니다. 시간여행자가 과거의 사건을 바꾸면 현재의 상황도 변한다는 것을 이야기의 막바지에 극적으로 설명합니다. “집이 요동을 치고, 벽이 진동을 하더니 전구가 터지고, 꽃병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일리나는 화들짝 놀라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확 빨아 당기는 힘이 느껴지며 그녀가 보는 앞에서 노트가 사라졌다. 진동은 점차 잦아들었고, 고양이도 천천히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애달픈 울음소리를 냈다.(327쪽)”


저도 가보았던 어부의 부두, 꽃길, 소살리토 등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거리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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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초보 2017-06-0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어도 앤디를 얻고서 모두에게 진실을 알렸으면 좋지않았을까요 ㅠ

처음처럼 2017-06-03 18:38   좋아요 0 | URL

사실 시간여행이라는 것이 아직은 가상의 것이기 때문에 말씀하신대로 하면 좋았겠지만, 그러면 소설이 밍밍해지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