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공부를 시작합니다. 책 제목 그래도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가 되는 셈입니다. 그야말로 아프리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처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개관하고 있습니다.


모두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는 먼저 제1장은 전 5억5천만년전부터 기원전 약5천년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다루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던 대륙이며, 원시인류가 처음 등장했던 곳, 그리고 그 인류가 사용했던 언어들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제2장은 기원전 5천년부터 서기 약 1500년까지, 나일강을 둘러싸고 찬란하게 꽃피웠던 이집트와 누비아사람들의 문명을 다루었고, 그밖에도 대륙에 흩어져 있던 종족들 이야기, 신앙과 종교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제3장은 서기 약 1500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입니다. 유럽제국들이 아프리카를 제멋대로 농단을 하던 시기입니다. 아프리카로서는 가장 아프고 슬픈 역사부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제4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아프리카 제국들이 해방을 맞은 뒤 보낸 격랑의 시기입니다.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유럽에 기대어 폭력과 독재를 펼치면서 사욕을 채우던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드물게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하여 헌신한 지도자들도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부족들 간의 치열한 전쟁이 있었고, 에이즈라는 끔찍한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그밖에도 가뭄이라는 재해까지, 온갖 나쁜 일은 모두 겪는 힘든 시기가 되었습니다.


방대한 대륙의 장대한 역사를 한권에 담으려다 보니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설명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어 지역별 역사의 상세한 부분까지는 정리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메리카대륙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지금까지의 아프리카 역사도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설명되어 왔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무지하기 때문에 마구 다루어도 되고, 종교적으로도 문제가 많아서 개종시켜 구원받도록 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해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아프리카의 영성과 종교성의 전통이야말로 아주 다양하며 그들의 삶과 밀착되어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오만한 생각이라고 지적합니다.


아프리카의 비극은 인도로 향하는 동방항로를 개척하던 포르투갈이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을 돌아내려가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겨루던 북아프리카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고, 신기한 모습의 이들을 유럽대륙으로 끌고가 구경거리를 삼았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다음에 원주민들이 격감하면서 노동력이 귀해지자 아프리카 사람들을 아메리카대륙으로 끌고가 노예로 부려먹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산업사회로 이전해가면서 아프리카대륙은 원료의 공급처이자 상품의 소비처로 인식하고, 그야말로 착취의 대상으로 간주하였던 것입니다. 유럽 각국들은 아프리카사람들과 그들의 땅을 서로 차지하기 위하여 싸우고, 그 싸움에 아프리카 사람들을 동원하여 서로 피해를 입히는 뻔뻔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이와 같은 유럽사람들의 인식에 대하여 아프리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아프리카의 성자로 알려진 슈바이처박사에 대하여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던 면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그에게 아프리카 사람들은 대등한 동반자가 아니었다. ‘나는 너의 형제다. 그러나 너의 형이다’라는 것이 그가 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설명할 때 쓴 말이었다.(155쪽)”라는 정도로 완곡한 표현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저자가 에이즈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 까닭에 에이즈 예방과 피해자는 돌보는 일에 대한 설명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어린이들에 대한 학대 문제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상세함을 부족하나 아프리카의 문제를 전반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좋은 책읽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