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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불가사의 ㅣ 역사 명저 시리즈 9
피터 A. 클레이턴 외 지음, 김훈 옮김 / 가람기획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리우의 코르도바 예수상을 구경하면서 세계 7대 불가사의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인터넷투표를 통하여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하였는데, 코르도바의 예수상이 선정되었다는 것입니다. 선정방식은 그렇다고 쳐도 일단은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기 때문에 널리 공감대를 얻어 결정했다는 점이 합리적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때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기자의 대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신전,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 솔레움, 로도스의 거상,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 등으로 꼽고 있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는 누가 언제 어떻게 선정했는지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그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엮은 <세계 7대 불가사의>에서 풀 수 있습니다.
엮은이가 붙인 에필로그를 보면 고대세계의 불가사의 목록은 기원전 1세기부터 거론되었다고 합니다. 카이사르 시대에 시칠리아의 역사가 디오도로스 시쿨루스는 바빌론의 인상적인 기념물, 세미라미스 왕비의 대오벨리스크가 당대 주목할만한 7 가지 기념건조물에 들어가야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리스 지리학자 스트라본 역시 피라미드가 7가지 볼거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시대에 따라서 목록은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파로스의 등대가 목록에 들어간 것은 6세기에 투르의 그레고리우스주교에 의해서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이미 사라진 건물들도 있었지만 대중을 사로잡는 마력을 가지고 있던 불가사의라는 개념 때문에 목록에 남아있게 된 것들도 있지 싶습니다. 지금 알려지고 있는 고대의 7대 불가사의가 굳어진 것은 르네상스시대라고 합니다. 지금은 기자의 피라미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지고 없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옮긴이는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라고 하는 것들이 유럽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서양 고대의 7대 불가사의’라고 해야 옳을 것이며, 여기에 들어가지 못한 불가사의들이 세계 도처에 널려있음을 지적합니다. 크메르의 앙코르와트, 중국의 만리장성과 운강 석불, 인도의 타지마할, 이스텍의 피라미드, 쿠스코의 맞추피추, 이스터섬의 모아이, 우리나라의 황룡사구층탑 등도 불가사의하다고 말입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에서 밝히고 있는 7대 불가사의의 규모 등을 볼 때 옮긴이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쓴 사람들은 해당 건축물의 연구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들입니다. 불가사한 건축물의 역사, 위치, 목적으로부터 해당 건축물의 구체적인 치수, 지은 사람들, 건축학상의 특징, 관련된 전설과 신화 등 세부적인 기록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지, 그 흔적은 어떻게 남아있는지 등도 밝히고 있습니다. 필자들은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그 불가사의들을 보았던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나, 당시에 사용하던 동전 등을 참조하여 진위를 가리고 있으며, 불가사의의 묘사와 함께 고고학자들이 대상물들을 직접 목격한 고대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복원한 그림과 남아있는 유구에 대한 사진들도 들을 곁들였습니다.
아무래도 볼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려보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신비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반면 실감이 나지 않는 것들을 불가사의 목록에 포함하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유카탄반도의 치첸이사, 리우의 코르도바 예수상, 로마의 콜로세움, 중국의 만리장성, 페루의 마추피추, 요르단의 페트라, 인도의 타지마할 등, 새로운 세계7대 불가사의 역시 공정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기도 합니다. 어떻든 재미있는 책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