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 아메리카 인디언이 들려주는 지혜의 목소리
켄트 너번 엮음, 김성 옮김 / 고즈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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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도 넘은 옛날이야기가 되었습니다만, 2년 동안 미국에 머물 때 몇 차례 여행을 통하여 미국 각지에서 우리가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원주민들의 삶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하여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미국인들이라고 부르는 유럽이주민들을 적대시하는 존재로 각인되어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유럽사람들이 신대륙이라고 부르는 아메리카대륙의 선주민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유럽사회와는 다른 양식의 삶을 살아온 차이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들은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을 따듯하게 맞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쏟아져 들어온 이주민들에 점차 밀려나다가 급기야는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하여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기술면에서나 사람의 숫자 면에서 열세였던 선주민들의 패배는 이미 예정되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고도 합니다. 게다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구전으로 역사를 전해왔기 때문에 그들의 삶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문명의 발전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들이 자연친화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구의 미래는 기울어진 인간과 지구환경의 추를 복원시켜 균형을 다시 맞출 수 있는가 에 달려 있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는 작가이자 교육가이며 조각가이기도 한 켄트 너번이 미네소타의 오지브에 부족에 구전되어 온 이야기들을 모은 것들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이 문자화된 자료로 전승되지 않았던 것은 그들의 삶의 지혜는 일상생활에 녹아 있었기 때문에 따로 적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부는 인생과 사회에 대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의견이 담긴 연설과 몇몇 일인칭 증언에서 뽑은 글입니다. 제2부는 영혼을 노래하는 시인이자 영적 지혜를 전해 준 오히예사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제3부는 세 명의 위대한 추장, 붉은 저고리, 조지프 그리고 시애틀의 연설문입니다.


오히예사는 수우족의 후예로 제가 살았던 미니애폴리스 남쪽에 있는 레드우드폴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특별한 삶을 살았습니다. 숲에서 자연의 방식을 배웠던 그는 아버지의 깨달음에 따라 백인들의 학교에 다녔고, 벨로이트대학과 다트머스대학에서 공부한 다음 보스턴 의대를 졸업하여 의사가 됩니다. 그리고 부족들을 진료하기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25년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과 미국인들 사이에 이해의 다리를 놓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증언을 통하여 이주민들이 원주민들에게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통하여 자연과 함께 살아온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억해주고 싶은 그들의 생각을 몇 가지 골라보았습니다. “나는 굽이굽이 물이 흐르는 땅을 세상 무엇보다도 사랑한다. 아버지의 무덤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들짐승보다 못하다. 조지프 추장, 네즈퍼스족(22쪽)”, “우리는 나이가 들었다. 그런데 당신들처럼 온갖 방법으로 기록하여 기억을 간직할 기술이 없다. 그래서 사물에 대한 기억들이 우리와 함께 사라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사물의 상세한 내용을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당신들은 알게 될 것이다. 그 모든 기억이 충실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우리 자손들이 지나간 일들을 대대로 알고 있고 그리하여 대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잊히지않을 것이라는 것을. 카니크훈고, 여섯 부족들의 조약 협상에서(28쪽)”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증언을 통하여 타 종교에 대하여 배타적인 기독교의 교리에 의문이 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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