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해골의 비밀 - 마야 문명의 신비
세리 루이스 토머스.크리스 모턴 지음, 유영 옮김 / 크림슨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크리스털 해골의 비밀>이라는 제목보다 ‘마야 문명의 신비’라는 부제가 더 눈길을 끌었기 때문에 읽게 된 책입니다. 저자들은 마야문명의 실체를 소략하게 소개하고는 있습니다만, 알려진 것들에 대한 검증을 철저하게 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크리스탈 해골의 비밀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들이 휴가차 찾은 과테말라에 있는 옛도시 티칼에서 가이드를 맡은 카를로스로부터 이 책의 주제가 되는 크리스털해골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됩니다. 피라미드의 측면에 새겨진 석조해골을 보면서 카를로스는 고대 마야인들이 죽음에 대하여 어떻게 인식했는가를 설명합니다. “그들에게 죽음아란 완전한 끝이 아니넜어요. 따라서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대하고 바라는 어떤 것이었죠.(10쪽)” 그리고 이어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옛 전설에 따르면 실물 크기의 견고한 크리스털 해골 13개가 존재했는데, 이것들은 인간의 해골처럼 움직이는 턱뼈를 가지고 있어서 말하거나 노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먼 옛날 인류 최초의 조상들이 남긴 것으로 위대한 지식과 지혜의 원천이었다는 크리스털 해골을 뒤쫓기로 한 것은 어쩌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제작자라는 직업적인 본능 때문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크리스털 해골을 찾아다니면서 유래를 캐는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마야, 아즈텍 등 유카탄반도에 흩어져 있는 고대문명의 유래는 물론 북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의 전설에 이르기까지 무언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면 곧바로 쫓아가 확인하곤 했던가 봅니다. 크리스탈 해골이 과연 고대의 유물인지 아니면 현대에 만들어진 가품인지까지 추적하다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아틀란티스대륙의 존재는 물론 인류의 조상이 먼 우주에서 온 것이라는 증명되지 않은 이론까지 두루 섭렵하는 바람에 이들의 작업에 대한 믿음이 점점 엷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야의 유적들이 오늘에까지 전해진 이유, 분명치 않은 이유로 무너진 마야문명의 유허가 순식간에 열대우림의 숲에 묻혀 외래인의 발길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들은 아즈텍이 스페인의 코르테스에게 맥없이 무너지게 된 데는 케찰코아틀 신화가 한몫을 했다는 이미 알려진 설명을 인용합니다만, 이는 정복자들이 왜곡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 같습니다. 치첸이사에서 만난 볼 경기장과 촘판틀리에 대한 설명은 참고할 만하였지만, 저자들이 언급한 카라콜은 치첸이사가 아니라 벨리즈의 카요구역에 있는 것을 착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아메리카 대륙에 흩어져 있는 유적과 전설의 흔적을 정리하는 한편 크리스탈 해골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단서를 얻기 위하여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 혹은 관련 자료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사실여부를 충분히 검증한 흔적보다는 그 주장이 미심쩍은 점이 있다는 느낌을 풍기면서도 장황하게 인용하고 있어 그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도록 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들이 만난 북아메리카의 원주민이나 마야인들은 부족이 오랫동안 지켜온 비밀을 공개할 때가 되었다고 하면서 그 이유로눈 지구적인 위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크리스탈 해골에 담긴 선조들의 영이 남긴 정보를 되살려 지구적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위기의 핵심은 지구를 오용하고 남용함으로써 일어나는 재해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구 내부로부터 엄청난 균열이 일 것이며 자기장도 이동할 것이다. 아니, 이미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지구는 쪼개져 산산조각이 날 것이고 파편들이 지구 표면과 대기 중에 어지럽게 떠돌아다닐 것이다.(88쪽)” 이런 지구적 재앙을 어떻게 피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최근에 우리나라에서까지 지진이 활발해지고 있어서인지 잠시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역시나 신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