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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는 힘 - 처음 시작하는 관점 바꾸기 연습
이종인 지음 / 다산3.0 / 2016년 5월
평점 :
일이 꼬여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전혀 찾을 수 없을 때는 차라리 문제를 놓고 쉬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게 쉰 다음에 다시 일을 붙들면 그렇게 보이지 않던 길이 갑자기 눈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혹은 관점을 달리해서 문제를 검토하다 보면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기도 합니다. <다르게 보는 힘>은 이처럼 관점을 달리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던 사례들을 모은 책입니다. 다산출판의 기획물은 홍대리 시리즈로 하여 책읽는 이에게 이미 친근해진 쉽게 읽은 자기계발서로 풀어낸 것이라서 자칫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홍대리가 홍팀장으로 승진을 한 셈이로군요.
이 책에서 적용하고 있는 문제해결방식인 트리즈(TRIZ)는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의 머릿글자를 모은 것입니다. 물론 왜 S가 아니고 Z냐는 의문이 들 수 있겠습니다만, 이 방식을 고안한 사람이 러시아의 천재 발명가 알슐러츠 박사인 점을 고려한다면 아마도 러시아어가 그런가 봅니다.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이후 소련 해군의 특허사무국에서 50여년을 일하면서 특허심사를 해왔는데, 200만여건의 발명과 특허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하여 발전될 수 있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트리즈방식을 고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쓴 이종인님은 신용보증재단 제주지점장이며, 국제트리즈협회의 레벨 3 자격인증을 받은 한국트리즈의 전문강사입니다. 이 책의 무대가 제주인 점이 쉽게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돌 하나로 두 마리 참새를 잡는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저자는 <다르게 보는 힘>을 통하여 제주와 트리즈를 같이 홍보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하겠습니다.
<다르게 보는 힘>은 두 부분으로 되어있습니다. ‘모든 것은 문제에서 시작된다’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트리즈 이론의 뼈대를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핵심은 1. 문제를 해결하는 직선 코스는 없다, 2. 관점을 바꿔 문제를 의심하라, 3. 문제에서 기회를 발견하라, 등 3가지입니다. ‘생각의 그물을 치는 연습’이라는 부제가 있는 것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동원이 가능한 방법을 모두 펼쳐내는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일종의 각론이자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박3일의 실전 트리즈여행’이라는 부제처럼 일상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트리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제주로 불러 문제해결을 길을 모색한 실전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1. 문제 있는 삶들이 모이다, 2. 뒤집어서 문제를 바라보라, 3. 삶이 행복해진다 등의 순서로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책읽기에 앞서 저자 자신이 트리즈에 빠져들게 된 이유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그 어떤 문제도 없이 순조롭게 일생을 살다가 죽음을 맞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습니다. 나아가 어떤 사람은 잇달아 생기는 문제에 치어 일찍 죽음을 맞는 비극적인 삶을 살기도 합니다. 이 점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만이 다릅니다. 문제를 뒤집어 볼 줄 아는 사람은 새로운 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통찰을 길러 보이지 않는 문제의 맹점을 발견해야 일상의 어떠한 문제에도 적용 가능한 생각의 지름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사실 살아가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두고 기억해두면 언젠가는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거나 다른 일로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제대로 생각하는 일’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별 내용이 없어 보입니다만,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조언이 되기에 충분한 참고서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다르게 보는 힘
이종인 지음
272쪽
2016년 5월 19일
다산3.0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