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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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5년 11월 1일 리스본을 강타한 대지진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정리한 니콜라스 시라디의 <운명의 날; http://blog.joins.com/yang412/13586205>을 읽다보면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철학자 볼테르가 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리스본 재난을 그리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진즉에 읽어보려던 것이 늦어졌습니다.


볼테르(Voltaire)를 필명으로 쓴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rançois Marie Arouet; 1694년 11월 21일 ~ 1778년 5월 30일)는 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파리의 공증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귀족에게 결투를 신청하였다고 해서 바스티유감옥에 투옥되었다가 영국으로 추방되었습니다. 영국에서 로크와 뉴턴의 영향을 받고 귀국한 그는 계몽주의 철학자로서, 작가로서,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평생 왕성한 활동을 벌였으며, 특히 당시 광신주의에 사로잡혀있던 로마 가톨릭교회에 대하여 꾸준하게 비판을 하였습니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그의 철학이 잘 녹아있는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독일 베스트팔렌 지역의 툰더베르크 남작의 성에서 살던 캉디드라는 순박한 청년이 남작의 딸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쫓겨나, 불가리아군에 끌려갔다가 아바르족과의 전투에서 탈출하여 네덜란드를 거쳐 리스본에 도착하는 순간 대지진이 일어납니다. 그래도 운명은 캉디드의 편이었는지 폐허 속에서 이인을 만나고, 죽은 줄만 알았던 남작의 딸 퀴네공드양과 재회하게 됩니다.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구명하여 리스본으로 팔려온 그녀는 종교재판소장과 유대인 상인의 정부가 되어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을 살해한 캉디드는 퀴네공드양과 함께 스페인의 카디스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건너가게 됩니다. 그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서 만난 총독은 퀴네공드양에게 눈독을 들이고, 포르투갈에서 뒤쫓아온 체포조를 피하여 파라과이로 도망갑니다. 그곳에서 역시 죽은 것으로 알았던 퀴네공드양의 오빠를 만나지만, 그녀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오빠를 찔러 죽이고 다시 달아나게 됩니다. 캉디드는 전설의 땅 엘도라도에 들어가게 되지만, 안락한 곳에 안주할 팔자는 아니었던지 엘도라도를 떠나 유럽으로 돌아갈 길을 모색합니다. 수리남에 도착하여 퀴네공드양이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배를 구하려다가 선장에게 엘도라도에서 가져온 보물을 몽땅 빼앗기고, 결국은 보르도행 배를 타게 됩니다. 카캄보와 약속한 베네치아까지 가게 된 캉디드는 콘스탄티노플에서 종으로 일하고 있다는 퀴네공드양을 만나로 갑니다. 콘스탄티노플로 가는 배에서 다시 죽은 줄만 알았던 팡글로스선생과 퀴네공드양의 오빠와도 재회합니다. 엘도라도를 떠날 때는 엄청난 부를 쥐었지만, 결곡 유대인들에게 속아서 빈털터리가 되었고, 겨우 마련한 작은 땅을 같이 일구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캉디드는 세상은 ‘최선最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어왔지만, 온 유럽과 라틴아메리카를 주유하여 발칸에 정착하게 되면서 “태초에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태어난 것은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199쪽)”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공리공론을 집어치우고 일에 매달리는 것이 삶을 견뎌내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에 모두들 공감하게 됩니다. 긍정주의 철학자 팡글로스도, 염세주의 철학자 마르틴도, 그리고 캉디드도 말입니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작가는 당시 유행하던 라이프니츠의 낙관주의, 즉 현 세계가 최선의 세계라는 주장이 공허하다는 것을 입증학자 했던 것입니다. 읽다보면 주요 등장인물이 신출귀몰하게도 죽음을 피하는 초능력 혹은 행운을 다반사로 만나고, 또 이런 사람들이 다시 만나는 우연의 연속이라는 점이 신선함을 떨어뜨립니다만, 그래도 당시 대중들에게는 천하를 주유하는 주인공을 따라서 이국풍경을 그려볼 수 있는 신선함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모두 30개의 에피소드에는 주인공 캉디드가 겪은 일 외에도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국적인 경험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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