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차이나 - 오늘의 중국을 읽는 키워드 33
길호동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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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굴기(崛起)라는 단어가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듣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영역에서 굴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중국을 조망하는 <굴기의 시대; http://blog.joins.com/yang412/13278563>도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글만리; http://blog.joins.com/yang412/13651448>가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것도 중국의 눈부신 성장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을 담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변하는 것처럼 중국인들도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중국이 달라지는 속도만큼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가 봅니다. <리얼 차이나>는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베이징에서 박사를 마치고 우리나라 대기업의 현지법인에서 근무한 20년이 넘는 세월을 통하여 몸으로 겪은 중국인들의 변화과정을 상세하게 정리해냈습니다. 저자는 중국인들이 우리와의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관찰해왔던 바를 토대로 하여, 중국이 어떻게 해왔고, 한국과 많이 달랐던 점들이 지금은 얼마나 가까워졌으며, 차이가 여전한 점은 무엇인지를 짚고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하기 이전의 40여년에 걸친 단절의 시기가 있었지만, 오랜 역사를 통하여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왔던 것처럼, 현재의 중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인과 한국인은 더 깊고 넓게 얽혀 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서로에 대하여 더 넓고 깊으며, 올바른 이해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잘 살아보세’를 내세우며 피땀을 흘리던 시절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던 것처럼 중국 역시 1978년 출범한 개혁개방이 1992년 덩샤오핑의 독려로 추진력을 얻은 변화가 오늘의 중국이 있게 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새로운 중국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황금의 매력에 다시 눈을 뜬 중국의 모습, 중국 사회를 견인해나갈 새로운 이념의 부재가 가져오는 사상적 혼란,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코드 등 급변하고 있는 중국에서 주목할 것들을 골라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는 물론 세계로 향하는 중국의 현주소에 대하여도 짚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공자로 대표되는 유교에 관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중국에서 전해진 유교의 전통이 오늘날까지도 우리 사회의 저변에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국 역시 유교적 전통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서구문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유교의 존재감이 퇴색하기 시작하여 심지어는 문화혁명 기간 동안에는 철저하게 파괴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은 중국 사회는 아직까지도 유교를 대신할 새로운 도덕 체계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최근의 중국사회는 역사상 가장 극심하게 도덕이 붕괴되었고 염치를 잃어버린 사회라고 잘라 말하기도 한답니다. 경제는 발전해가고 있지만, 그럴수록 사회는 삭막해지고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풍토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붕괴시키고 있지만, 정작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이념이나 종교는 아직 세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공자를 부활시키려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역사를 통하여 중국은 우리나라를 일컬어 소중화(小中華)라고 했습니다. 규모는 작으나 문화적으로는 상대할만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단절의 시기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여전히 괄목상대할 무엇을 가지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 전환기에 외세의 침략을 받아 시련(試鍊)을 같이 겪은 동병상련의 감정도 있을 터이며, 빈곤의 늪에서 털고 일어난 자립의 경험을 나눌 수도 있을 터입니다. 세상은 늘 변하는 것이니 한 때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해서 얕잡아보았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땅의 크기로 보나 인구수로 보나 여전히 막강한 힘을 가진 나라이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리얼 차이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변하고 있는 중국 사회현상을 기본으로 새로운 중국과 중국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신중국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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