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달인이 되려면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 - 우리가 몰랐던 명문장의 진실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주간으로 세 곳의 매체에 내고 있는 고정칼럼의 원고분량이 일 년이면 책 두 권의 분량에 이르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점점 글 쓰는 일이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퇴고를 하다보면 새로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감시간을 생각하면 섣부른 생각이라고 접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맞춤법은 ‘글’에 어느 정도는 기대어 해결하고는 있지만, 생각 없이 늘어놓은 글이 길어지는 것이나, 엉킨 생각을 그대로 쏟아놓은 글을 수습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안습니다.

 

일단 퇴고를 할 때는 쉽게 읽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짧은 글로 만들려고 노력을 합니다. 글쓰기도 ‘투’라고 할 습관 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습관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고 쓰는 버릇 같은 경우는 퇴고단계에서도 잡아낼 수가 없습니다. 도서출판 리베르에서 나온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는 박찬영대표이사의 오랜 기자와 편집자 생활을 거치면서 터득한 글쓰기의 전형을 담았습니다.

 

저자는 문장의 달인이 되는 27가지의 비결을 주어, 서술어, 부사, 조사, 접속어 등 문장의 주요 요소들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것에 더하여 군더더기 제거, 대구 일치, 문장 분리, 논리 갖추기 등으로 화룡점정하는 법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제가 이런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제 읽는 사람의 몫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한 상을 잘 차려 놓았으니 이제 맛있게 먹는 일만 남은 셈입니다. 요점 정리에 더하여 응용까지 더했습니다. 유시민장관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이외수작가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일본 작가 고가 후미다케의 <작가의 문장수업>, 유흥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공지영작가의 <공지영의 수도원기행2>, 조정래작가의 <태백산맥>, 이문열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징 영웅>, 고 박경리작가의 <토지> 등 쟁쟁한 작품들은 물론 조선일보의 <만물상>과 중앙일보의 사설과 칼럼 등이 저자의 날카로운 해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문장의 달인이 되는 27가지의 비결을 풀어내기 전에 저자는 “가장 자연스러운 글은 입에 붙어서 물 흐르듯 흘러가는 글이다.(12쪽)”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저도 퇴고를 할 때 읽는 흐름이 좋은 지를 우선적으로 봅니다. “글을 긴밀하게 연결할 자신이 없을 때 긴 문장이나 군더더기 표현을 쓰는 경향이 강하다.(19쪽)”라는 일갈에도 가슴이 서늘한 느낌이 듭니다. 저자가 정리해낸 27 가지 비결은 마음에 새기고 글을 쓰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전편이라고 할 2부에서 저자의 해부대상이 된 작품들은 이런 분들의 글에서도 문제를 찾아낼 수가 있을까 싶었던 작가들의 작품들입니다. 저자의 해설을 곁들여가며 다시 읽어보니 과연 새롭게 읽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정말 그럴까 싶은 대목도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영어에서는 피동형이 발달해있다고 했지만, 일상에서는 능동형으로 글을 쓰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지영작가의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2>의 서문에서 공지영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기대로 이 책을 선택하신 분이라면 ‘서문만 읽고 내려놓기를 권한다’라고 했다는 대목에서는 이래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저자는 큰 틀에서는 원작의 핵심은 손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원작의 모호한 점은 짚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태백산맥의 다음 대목의 경우입니다. “기러기 떼가 동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다지 높게 뜨지 않은 것으로 보아 철교쯤의 갈 숲에서 날아오른 모양이었다. 어느 사냥꾼의 위험스런 그물을 피해 새벽잠을 팽개친 피난길인지도 모른다.(226쪽)” 사냥꾼이 잠자고 있는 기러기 떼에 그물을 던졌을까요? 오히려 총질이라도 해서 기러기 떼들이 놀라 날아오른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 궁금증은 몇 군데에서도 들었지만, 그냥 접어두기로 하겠습니다.

 

정리해보면 박찬영님의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는 글쓰는 사람이 새겨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좋은 내용이 잘 정리되었다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곁에 두고 늘 참고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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