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습관 - 나만의 업業을 만들어가는 인문학 트레이닝북
윤소정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인문학이 대세인가 봅니다. 저 역시 인문에 관심을 두고 꾸준하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문사철로 대표되는 인문학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에 왕도가 어디 있겠습니까?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와는 달리 깔끔하게 정리된 요점이 필요한 사람들도 적지 않은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기존의 인문학 공부법을 깨뜨리고 새로운 인문학 트레이닝을 개발하려는 아이디어도 나오나 봅니다.

새로운 교육문화를 창조하겠다는 이념으로 ‘인재양성소 인큐’를 만들었다는 윤소정씨가 그동안 개발해온 자기계발 프로젝트의 일부를 <인문학 습관>에 담아냈다고 합니다. 저자 소개를 보면 한마디로 당찬 젊은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설마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습니다. 1일 2~3천명이 방문하는 블로그의 주인이라고 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프로젝트에 돌입 첫 스텝으로 일주일 만에 300만명이 찾는 파워블로거가 되었다.’라고 소개하는 것입니다. 제 경험을 보더라도 개설하자마자 일주일에 300만이 찾은 블로그가 지금은 하루 2~3천명이 찾는다면 평범한 블로그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성격을 미리 말씀드리면 저자가 서론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무작정 책을 읽으면서 눅라 무엇을 말했는지에 대해 논하는 공부는 멀리하고, 대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자기계발서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진짜 공부법이라고 하는 이 방법에 인문학이 힌트를 준다고 했습니다만, 과연 저자가 말하는 인문학이 이런 종류의 학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자가 9개의 장으로 나누어 요점을 정리하고 있는 내용들은 인문학 공부를 통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깨달음을 얻은 것은 책을 읽어서가 아니라 어머니를 포함하여 누군가로부터 얻어들은 이야기들을 통해서입니다. 아마도 그 분들은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몸으로 체험하였거나 광범위한 독서를 통하여 얻은 지식을 통합하여 얻은 것들이라고 보입니다. 그런 것들은 듣는 것만으로는 본래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저자는 2010년 1월 27일 아이패드를 출시할 적에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 사진에서 Technology와 liberal arts라는 단어를 볼 수 있습니다. 기술과 인문학으로 우리에게 소개된 단어입니다.

최근에 읽은 <나를 위한 교양수업>의 저자 세기 히로시는 ‘중세 서양에서 자유시민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이라는 의미의 리버럴 아츠를 “인간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폭넓은 기초적 학문과 교양(6쪽)”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개별과목을 통하여 얻은 지식들을 횡적으로 연결하여 ‘넓은 시야와 독자적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리버럴 아츠의 핵심이라고 하였습니다. 세기 히로시의 설명대로라면 누군가로부터 얻어 듣거나 교육을 통하여 습득한 지식만으로는 자기만의 철학을 세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부하여 얻고 사유를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립해나가는 일이야 말로 인문학의 요체라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 습관>에 담긴 저자의 톡톡 튀는 생각들은 살아가는 방식을 몸에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잘 맞도록 정리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입니다만,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저자의 방식이 잘 맞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저자는 1년 동안 365권의 책을 읽었다는 친구에게 그 중에서 기억하는 문장이 몇 개나 되냐고 물어서 친구의 말문을 막게 했다고 했습니다만, 책을 읽어 그 안에 있는 문장을 얼마나 기억하는가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 책에 담긴 내용을 마음으로 느끼고 그 느낌을 리뷰로 적어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지요. 자신과 다른 방식을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도 편견이 될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