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틴 미술 아트 라이브러리 18
토머스 F. 매튜스 지음, 김이순 옮김 / 예경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터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이스탄불은 콘스탄티노폴리스라고 불렀던 비잔틴제국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탄불과 이스탄불에서 만난 유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려면 비잔틴제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뉴욕대학교 미술사학과의 토마스 매튜스교수가 쓴 <비잔틴 미술>은 이런 목적에 꼭 맞는 책이었습니다.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황제가 게르만족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610년부터 오스만 투르크의 술탄 메흐메드에 의하여 멸망한 1453년까지 지금의 비잔티움, 지금의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동로마 문화권을 비잔틴 제국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로마의 콘스탄티누스황제가 비잔티움에 새로 건설한 도시를 콘스탄티노플이라고 명명하고 천도한 3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1100년 이상 이어진 대단한 제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잔틴 제국의 모든 제도는 로마의 것을 따르고 있었지만, 주민이라든가 언어와 문화면에서는 그리스적이었다고 합니다. 비잔틴의 문학과 법학, 신학 등은 매우 배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비잔틴 미술만큼은 현대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을 이루어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적 전통을 발전시킴으로서 고대와 르네상스를 연결시킨 것을 비잔틴 미술이 이룩한 가장 큰 업적으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제국의 발전과정에 따라 비잔틴 미술을 세 단계로 구분하여 특징을 요약하였습니다. 4세기 중반부터 6세기 중반에 이르는 초기단계에서는 새로운 미학과 이데올로기가 형태에 영향을 미쳐, 고대 미술의 점차적인 변형이 일러난 시기로 보았고, 9세기에 시작된 증기 비잔틴 미술은 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이거나 정신을 중심에 두는 비잔틴 우주관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격조 있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하였습니다. 1204년 제4차 십자군 원정으로 콘스탄티노풀리 점열된 이후 제국이 분열된 이후에 비잔틴 사람들이 작은 제국을 다시 세운 1261년 이후의 후기 비잔틴미술에서는 새로운 휴머니즘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된 <비잔틴 미술>에서 저자는 먼저 도시를 장식한 대규모의 건물과 여러 기념주의 설명을 통해 비잔틴 미술의 대표도시 콘스탄티노플의 흥망성쇠를 다루었습니다. 제2장에서는 이교적 요소인 이콘이 고대 로마의 초상화 전통과 결합되어 중세 르네상스까지 전해지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제3장에서는 비잔틴 제국의 화려한 궁정과 저택, 그리고 이슬람 문화권을 포함한 지중해 세계의 패션, 필사본 회화에 나타난 전원생활 등 비잔틴 제국의 세속 영역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제4장은 비잔틴 교회의 건축과 장식 체계 등을 시기별로 구분하여 설명합니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비잔틴 미술이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전 유럽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합니다.

 

회화가 중심이 되었던 비잔틴 미술의 특징은 이전 시기와는 달리 새롭고도 심오한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회화 이미지를 발전시켰는데, 패널화, 모자이크와, 벽화, 금과 칠보작품 등 다양한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여행한 스페인에서 만난 가톨릭 성당과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동방정교회의 교회의 건축이 보이는 차이에 대한 설명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먼저 서방교회의 주된 이미지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며, 그러한 십자가상은 긴 터널형인 회중석과 교회의 좌우날개의 교차부분에 있는 성가대석 위에 걸렸다고 합니다. 대조적으로 동방교회에서는 건물 자체가 아주 소박하면서도, 축복하는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올려다보게 되는데, 그리스도는 교회 중앙에 있는 둥근 돔의 원형 안에 위치하면서 마치 손을 뻗어 그 아래 본당에 모인 신도들을 끌어안을 듯하다는 것입니다(111쪽).

 

저자는 비잔틴 미술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엄청난 부와 지식을 누린 도시를 기반으로 형성된 비잔틴 미술은 1000년간 세계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다음 콘스탄티노플이 완전히 몰락하기 직전에 비잔틴 미술은 유럽 미술가들의 창조력에 불을 지폈고, 르네상스 시대 미술의 가장 흥미로운 몇 가지 새로운 개념도 미잔틴 미술에서 발아한 것이다.(18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