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람과 소통하기 중남미지역원 학술총서 15
Tracy Novinger 지음, 김우성.임두빈 옮김 / 이담북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지난해부터 시작한 ‘아내와 함께 하는 해외여행’을 이어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남미여행도 가보고 싶은 곳의 가장 위에 있기 때문에 조만간은 다녀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여유 있게 책도 읽고 관련 정보도 찾아보는 등의 준비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미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조금씩 하려고 합니다. <브라질 사람과 소통하기>도 그런 공부의 일환입니다. 이 책을 쓴 분은 부동산 투자 관련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고 하니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조금은 독특하다 싶습니다. 카리브 출신이면서 브라질에서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브라질에서 살면서 겪은 브라질 사람들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지금 살고 있는 미국에서 겪는 미국인들과 비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종의 비교문화인류학적 기법이라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브라질 문화를 조목조목 철저하게 분석하거나 브라질 문화와 미국 문화를 조목조목 비교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브라질의 두드러진 문화적 특징들을 강조하고 브라질 문화 내에서 그 기능들을 설명함으로써 외국인들이 브라질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도와주려는데 목적이 있다.’라고 머리말에 밝히고 있습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이유 역시 멀다고만 느껴왔던 브라질이 어느새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더라는, 즉 무역, 체육, 학술, 관광 등 다양한 이유로 브라질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우리 한국사회가 브라질의 사회와 문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적었습니다. 특히 한국과 브라질 수교 50주년과 브라질 이민 50주년에 즈음하여 뜻깊은 기획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두 4부분으로 되어 있는 본문 가운데 핵심은 ‘찬란하게 빛나는 모순의 땅’이라는 제목을 단 두 번째 부분입니다. 여기에는 브라질의 역사, 원주민과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섞여든 혈통, 사회조직이나 경제는 물론 가치관과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스페인과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다룬, 존 찰스 채스틴의 <아메리카노; http://blog.joins.com/yang412/13691658>에서도 브라질의 독립에 관하여 언급되어 있습니다만, 포르투갈의 식민지 브라질을 경영하는 방식이나 브라질이 독립하는 과정은 남미제국과 스페인과의 관계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기에는 나폴레옹의 침략에 대한 포르투갈 왕실의 선택은 본토를 포기하고 식민지 브라질로 왕실을 옮긴 것입니다. 나폴레옹이 물러난 뒤 왕실이 본국으로 복귀하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주앙 6세는 큰 아들 페드로를 브라질에 남겨 브라질 제국의 왕이 되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브라질은 남미대륙의 절반이 넘는 광활한 영토를 가지고 있어, 포르투갈 왕실은 15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귀족들이 나누어 다스리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지리적, 역사적 배경으로 인하여 브라질 사람들은 지역적 특색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상파울루 사람들은 성실하고, 리어 사람들은 노는 것을 좋아하고, 미나스 사람들은 검소하고, 북동부 사람들은 내성적이며, 남부 사람들은 매우 독립적이라는 것입니다. 지역에 따라 사는 사람들의 특성이 다른 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브라질 사람들의 특성 가운데 주목할 것은 ‘제이뚜’ 혹은 ‘제이칭뉴(jeitinho)’라고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독특한 방식인데, 일종의 편법에 가까울 수도 있는 것이지만, 브라질 사람들은 제이칭뉴를 사용하는 것이 심각한 위반이나 문제를 일으킬 만한 편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브라질 사람]는 세상에서 가장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다…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방법(제이뚜)를 찾을 수 있다.(235쪽)’라고 말하는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이뚜를 사용하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며, 때로는 다른 사람이 희생될 수도 있다고 하니,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경험해보면 브라질 사람들은 머리회전이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브라질 국민들은 매력적이며, 이들은 즐겁고, 온화하고, 따뜻하겨, 특히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하다.(245쪽)’라는 평을 듣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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