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견문록 - 외교관 임홍재, 베트남의 천 가지 멋을 발견하다
임홍재 지음 / 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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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베트남 하롱베이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다녀온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여행의 느낌만 소략하게 적어두었던 것을 여행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곁들여 이곳을 가려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여행기가 되었으면 해서 고른 책입니다. <베트남 견문록>은 2007년부터 2년 6개월 동안 베트남에서 근무하신 임홍재대사께서 재임 기간 보고 느꼈던 베트남의 역사, 문화, 자연 등을 정리하고, 특히 프랑스, 미국, 중국 등 강대국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동력이 어디에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는 베트남하면 청룡부대, 맹호부대, 백마부대 등 파월장병과 관련된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베트남 입장에서 보면 적국인 셈입니다. 월남파병과 관련하여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런 과거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 우리나라가 외교관계를 맺은 지가 벌써 18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2,0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고, 9만 여 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거의 같은 숫자의 베트남인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우선 베트남에 부임하면서 느낀 첫인상을 ‘너는 내 운명’이라고 느꼈다는데, 그 이유를 한국과 베트남이 문화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낯선 고장에 가면 그곳 사정을 알아보는 것이 우선일 터이다. 그래서 저자는 ‘베트남은 어떤 나라인가’를 요약하고,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얽혀 있는 질긴 인연을 들추어냅니다. 상대를 이해하려면 그들의 역사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래서 베트남의 뿌리를 찾아들어갑니다. 그 뿌리는 베트남 민족의 발원이 되는 용의 전설에까지 이릅니다. 전설에 의하면 바다의 용과 산의 요정이 결혼해서 100명의 아들을 낳았는데 이들이 산과 들로 나가 비엣(越)족의 선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서북쪽이 험한 산악지형인 반면 동남쪽으로는 바다를 면하고 있는 베트남의 지역적 특성에서 나온 전설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자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인류학자들은 50만 년 전부터 베트남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했다고 추정하지만 베트남의 역사는 대체로 기원전 1000년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베트남사람들은 그들의 역사과정을 ‘1000 + 1000 + 900 + 80 + 30 + 40’으로 표현한다고 하는데, 이는 청동기 시대 1000년, 중국 지배 1000년, 베트남 민족 독립 왕조 시대 900년, 프랑스 식민통치 80년, 독립 통일 전쟁 30년, 개방과 국제화, 지역화 40년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프랑스 식민통치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과정과 미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가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리고 그들을 승리로 이끌어낸 결정적 리더십을 보인 호찌민의 삶과 철학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나 그 이후 읽은 책을 통하여 알게 된 호찌민 주석의 삶에 대한 철학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호찌민 주석은 일생을 베트남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살았으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136쪽)”라는 지나치게 간략해 보이는 저자의 요약이야 말로, 길어지면 군더더기가 되어 호찌민주석을 욕되게 할 수도 있는 점에서 최선의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이어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는데, 생각 같아서는 프랑스나 미국과의 전쟁에 앞서 정리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노이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인식이 무엇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설명하고 그로부터 베트남의 숨은 매력과 미래까지도 아우르는 치밀한 생각이 감추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한반도를 토끼에 비유한 것은 일본의 간계이며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라고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도차이나반도의 동쪽 바다를 따라 길게 늘여져 있는 베트남을 떼어놓고 보면 용을 닮았다고 합니다. 1박2일로 하롱베이를 스치듯 구경한 것을 가지고 베트남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치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베트남을 제대로 공부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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