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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바퀴 너머, 아르헨티나
손주형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남미를 여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아르헨티나도 포함되겠지요. 그리고 보니 <아빠 함께 가요, 케냐; http://blog.joins.com/yang412/12493525>로 이미 만난 적이 있는 저자입니다. 그런데 이분은 2010년부터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중국을 거쳐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매년 책을 한권씩 내고 계신 분이네요.
지하수 환경 분야를 전공하신 저자는 1996년 한국농어촌공사에 입사해 2007년부터는 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DR콩고·남아프리카공화국·가나 등 저개발국가로 식수관련 업무로 출장을 다니면서 여행에서 느낀 점들을 책으로 내고 계시다고 합니다. 전문분야에 관련된 책들도 계속 해서 내놓으시면서 열심히 사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남미 쪽으로는 처음 출장을 가셨던 모양입니다. 이번에도 ‘여행가이드라기보다는 아르헨티나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미국에서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입니다만, ‘여행은 출발 전에 공부하고 준비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다가, 돌아온 후에는 갔다 온 것을 추억하고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는 저자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자가 가신 곳은 인천에서 비행기만 26시간을 타고 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도 다시 비행기를 타고 북쪽으로 2시간을 더 간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라고 합니다. 우리네 시골과는 달리 길이가 10km가 넘는 개인농장들이 흩어져 있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땅덩이가 넓으니 그런 모양입니다.
인천을 떠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에 이르는 동안 보고 들은 것들을 소소한 것까지 빠트리지 않고 글로 그리고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어 아르헨티나라는 나라가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내선 비행기는 짐칸에 싣는 수하물을 15kg밖에 부치지 못한다는 것 같은 깨알 같은 정보도 빠트리지 않는 세심함입니다. 시골이라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탓에 모기가 사람을 엄청 반기더라는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모기퇴치로션은 얼굴이나 팔 같이 노출되는 곳에 바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옷을 뚫고 피를 빠는 녀석들을 퇴치하기 위하여 옷에다가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씀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떠올릴 수 없는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로 해외에서 열리는 학회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출장을 다니던 제 경우에는 출장 일정이 학회나 회의 전날 도착해서 끝나는 날 돌아오도록 되어 있어 현지구경은 꿈도 꾸어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만, 저자의 경우는 나름대로 여유가 있는 출장인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포함한 일상적인 일에 더하여 탱고공연을 비롯하여 볼만한 곳까지 돌아보고 느낌을 적고 있습니다. 탱고에 관해서는 저도 읽은 <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http://blog.joins.com/yang412/12847325>를 소개하는 정도로 하고, 탱고공연을 본 느낌을 간략하게 요약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페론의 개혁이라거나 말비나스전쟁 - 포클랜드는 영국에서 붙인 이름이고 아르헨티나에서는 말비나스섬이라고 한답니다.-의 배경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여,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저도 요즈음 스페인여행기에 다녀온 이야기를 적고 있습니다만(http://www.medicaltimes.com/Users4/News/NewsList.html?nSection=32) 제 경우는 저자와는 달리 소소한 일상이나 보고 들은 이야기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소고기에 관한 내용 가운데 독일 사람이 개발했다는 소고기 엑기스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소고기를 얻고 버려지는 고기를 활용하기 위하여 개발하여 동물사료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이 재미있으려면 현지에 대하여 충분하게 공부를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조만간 가게 될 아르헨티나를 개괄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