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아프니까 청춘이다; http://blog.joins.com/yang412/12279779>의 저자 김난도교수가 전공분야를 제대로 살린 책을 내놓았다고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비성향의 변화를 매년 추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년은 양의 해이므로 “소비자의 작고 평범한 일상을, 양을 센다는 뜻을 담아 ‘COUNT SHEEP'이라는 키워드에 담아보았다고 했습니다. 심지어는 책의 표지까지도 을미년의 오행에 따른 청양의 이미지를 살려 밝은 파랑인 cyan으로 정했다니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습니다.

 

사실 내일을 점치는 일은 주역을 꿰고 있는 분들도 어렵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틀렸을 때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우스개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부터 꾸준하게 우리나라의 소비경향을 예측하고 복기하기까지 해오신 것 같습니다. 저자들은 서문에 이어 2015년에 예상되는 10대 소비경향의 표제어를 선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이어서 2014년에 우리나라의 10대 경향 상품을 선정하였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 예상했던 소비경향을 회고하고, 2015년의 소비경향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향의 표제어를 결정하는데 있어 경향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 작은 표제어들을 저자들이 정한 금년의 표제어 ‘COUNT SHEEP'에 맞추는 작업을 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햄릿증후군을 ‘Can't make up my mind’, 감각의 향연을 ‘Orchestra of all the senses’, 옴니채널 전쟁을 ‘Ultimate 'omni-channel' wars’ 등입니다. 저자들의 이런 노력의 결과를 보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건배사 때문에 힘들어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표제어를 만들어내느라 얼마나 머리카락을 쥐어 뽑았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10대 경향상품을 선정하는 과정을 보면,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헌터 모임의 회원 104명이 각자 10개의 제품을 추천하여 확보한 주관적 자료와 국내 유통사와 언론사에서 발표하는 각종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64개의 후보군으로 압축한 다음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하여 모두 10,750명으로부터 얻은 응답을 토대로 연구원들의 심사를 거쳐 최종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연구원들이 결정하였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해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경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2014년 트렌드상품은 예능의 ‘꽃보다’ 시리즈, 영화 명량, 빙수 전문점, 스냅백, 에어쿠션 화장품, 의리, 컬래버레이션 가요, 타요버스, 탄산수, 해외직구 등입니다. 물론 이 항목들을 선정한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고는 있습니다만, 제가 동의할 수 있는 항목은 영화 명량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우리 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것에 관심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허니버터칩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의 관심사가 많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어서 1부에 해당할 2014소비경향을 회고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남는 느낌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우리사회의 동향에 둔감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예측했던 경향에 지난 1년의 변화를 맞추어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금을 빼딱한 시선으로 읽었구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2015년의 경향을 예측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어디 1년 뒤에 봅시다’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요? 사실을 이런 태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추이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만, 가끔은 날선 시각으로 책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아쉬웠던 점은 우리말은 그저 조사 정도밖에 없나 싶을 정도로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용어를 해설하는 친절을 베풀기도 합니다만, 책장을 넘기면 읽는 내용을 잊기 일쑤인 제 입장에서는 한글과 한문을 같이 써주시면 금방 이해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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