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 용감하고 유쾌한 노부부가 세계여행을 통해 깨달은 삶의 기쁨
린 마틴 지음, 신승미 옮김 / 글담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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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다녀온 스페인여행 이야기를 인터넷신문, <메디칼 타임스; http://www.medicaltimes.com/Users4/News/NewsList.html?nSection=32>에서 [양기화의 ‘이야기가 있는’ 세계여행]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독자들의 분위기를 전해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서 인지, 여행에 관한 글에 대한 관심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여행경험을 블로그에 연재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반응이 좋은 경우에는 책으로 묶어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개인 블로그와 칼럼 혹은 책을 통해서 독자들과 만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70세가 된 노부부들이 해외여행을 통해서 얻는 경험을 블로그에 올린 것이 블로그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월스트리트 저널>의 표지기사로 실린 것이 계기가 되어 나온 책이 린 마틴이 쓴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입니다. 노부부들의 여행, 특히 살던 집을 처분하고 세계 곳곳을 누빈다는 독특한 설정이 흥미로워서 읽게 된 것입니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에는 이들이 찾았던 순서대로, 멕시코, 아르헨티나, 대서양 유람선 횡단, 터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 모로코, 캘리포니아로 왔다가 포르투갈을 방문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도 유별난 것 같습니다. 2년여에 걸쳐 열렬하게 사랑했다가 헤어졌던 남녀가 각자 결혼해서 35년이란 세월이 흐른 다음에 다시 만났고, 3년 뒤에 여자의 남편이 죽은 다음에 결혼에 이르게 된다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만한 관계입니다.

 

결혼 후 몇 년 뒤에 갑자기 아내가 특별한 해외여행을 제안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특별한 여행이란 ‘1~2주 동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실제로 그곳에서 현지인처럼 생활해보는 여행’입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여행은 저도 꿈꾸고 있는 여행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파리에 거처를 마련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여유있게 여행을 즐기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그곳 사람들도 사귀면서 그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런 여행입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아예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고 세계 각지를 떠도는 여행에 나선 것입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이들이 이런 여행에 나선 배경에는 나이가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우리 나이를 생각해보면,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터였다. 어치피 나이가 더 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는 방식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테고, 그때가 되면 편안히 쉴 시간이 차고 넘칠 터였다.(34쪽)”라고 적은 것을 보면, 가보고 싶은 곳은 많고 나이는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실제로 3개월을 지낸 멕시코나 1개월을 지낸 파리 같은 곳에서는 현지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그 사람들의 삶에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다른 지역에서는 단기여행자처럼 스치듯 지나간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이런 형태의 여행을 생각한 두 사람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읽다보면 저자의 친정아버지가 퇴직을 하고서 집을 처분한 다음에 7년 동안 해외를 떠돌면서 살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친정아버지는 인터넷도 없을 때라서 여행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며, 그들이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누구와 나누지도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들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리스본의 타호강변에 세워진 대항해탑은 포르투갈의 대항해시대를 연 바스코 다가마를 기념하기 위하여 세워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기념비라고 적고 있는 것은 옥의 티가 아닐까 싶습니다. 리스본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별 목적 없이 여기저기를 느긋하게 거닐면서 그 나라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328쪽)’이라고 적은 것처럼 두 사람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의 비중이 큰 것도 여행의 기획의도와는 크게 다른 점이라고 보여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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