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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 전 세계 창업가들의 27가지 감동 스토리
다니엘 아이젠버그 & 캐런 딜론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우리나라에도 벤처기업 돌풍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의 주변에서도 벤처기업을 일구느라 젊음을 바친 친구도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벤처기업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벤처기업이 성공할 확률은 2%에 불과하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습니다만, 실제로도 미국의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투자한 4건 중 3건이 실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안철수 의원은 카이스트교수시절, “벤처창업의 성공확률을 높이려면 좋은 사람들로 팀을 만들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경쟁하고, 점진적인 플랜을 세워서 실행하라”라고 조언하였다고 합니다.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나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접어야 하는 불운을 맛본 분들이라면 실패한 창업과정을 복기하여 재기를 꿈꾸기도 하겠습니다만, 실패를 겪지 않고 성공에 이르는 길이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창업가정신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는 다니엘 아이젠버그교수의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업에 필요한 것은 오직 창업가 자신의 고된 노력, 야망, 지략, 파격적인 사고방식, 영업 능력, 리더십 등인데, 정작 창업에 성공하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은 이미 서가를 채우고도 넘치는 창업 매뉴얼이 아니라 창업가의 통찰의 깊이, 즉 기존의 가치를 깨고, 비틀고, 도약하는 창업가정신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창업은 누구나 열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창업 자체보다 ‘가치창조’와 ‘가치획득’의 관점에서 창업가정신에 대한 개념을 분명하게 하는데 두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눈에 띄지 않고 무시당하고, 하찮게 여겨지거나 폄하된 곳에서 기회를 발견하여 비범한 가치를 창조하고 획득한, 바로 그런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24쪽).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이렇게 요약하였습니다. “1부는 창업가가 새로운 모험에 뛰어들 만큼 수준 높은 전문성을 지닌 ‘혁신적인 젊은이’라고 간주하는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2부에서는 대중의 기대를 거스르는 것이 창업가정신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내재되어 있는 이유를 살펴본다. 3부는 창업가가 직면하는 다양한 종류의 역경을 알라보고, 어떤 역경이 창업가정신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또 어떤 역경이 그와 반대로 되는지 보여줄 것이다. 4부와 결론에서는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발판으로 창업가정신의 의미가 비범한 가치를 인식하고, 창조하며, 획득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낼 것이다.(27쪽)”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저의 눈길을 끈 아이템은 캡슐 내시경을 개발한 가비 머론의 이야기입니다. 캡슐내시경은 우리나라에서도 금년 9월 1일부터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어 130만원이나 들던 비용이 11만원으로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내시경으로 관찰할 수 없는 소장을 관찰하는데 유용한 점이 있습니다. 길이가 7미터나 되는 소장은 대장보다 가늘고 대장의 안쪽으로 여러 차례 접혀져 있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소장 전체를 보는 것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창업가정신이란 비범한 기회를 인식하고, 창조하고, 획득하는 세 가지 요소로 정의되는데, 이러한 창업가정신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창업가정신이라는 것 자체가 조금은 이론적인데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많은 사례에서 이와 같은 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공부문의 리더들은 예외적이고 불연속적 특성이 있다는 창업가정신의 속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정책의 방향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창업 전에 다른 사람 밑에서 10년 이상 현업의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으며, ‘엄청난 금전적 리스크를 기꺼이 견딜 수 있습니까?’를 비롯한 열 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하여 자가진단해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의 저자 역시 성공한 창업가가 설립한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몽땅 날리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창업과 투자는 또 다른 과정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