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화가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새로운 방법
유예진 지음, 유재길 감수 / 현암사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예진교수님의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 http://blog.joins.com/yang412/13111784>을 읽으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시작했던 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문학작품들을 따로 읽어 인용구절을 포함해서 전체의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기 덧붙여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프루스트의 화가들>을 읽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작에 비하여 뒤늦게 읽기에 나선 것은 아무래도 미술에 대한 저의 앎이 부족한 탓에 이유가 있습니다.

 

유예진교수님은 머리말에서 “이 책의 목적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화가들 중 비중의 중요도에 따라 선정된 15명과 그들의 특정한 그림들을 대하는 마르셀의 시선을 분석함으로써 프루스트의 소설을 새로운 방법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4쪽)”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소설 속의 마르셀의 성장과정에 따라 구분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저자는 단순하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온 미술작품에 대한 해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루스트의 작품세계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같이 설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모두 100여 명의 실제 예술가와 200여 점의 실제 작품이 언급된다는 것도 출판사의 소개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프루스트가 창조한 화가 엘스티르를 포함한 15명의 작품세계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소설에서 화가와 그들의 작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음악, 문학, 건축, 연극 등의 나머지 예술분야에 비해 월등하게 크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화가 엘스티르를 주인공 마르셀을 예술의 세계로 안내하는 스승으로 선택한 것은 프루스트가 ‘보는 것’과 ‘시선’의 중요성을 일찍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생각나는 작가는 <나사의 회전>과 <여인의 초상>의 작가 헨리 제임스가 생각납니다. 오르한 파묵에 따르면 프루스트가 ‘나의 소설은 그림이다’라고 했다면 헨리 제임스는 ‘내 이야기를 본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프루스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생전에 20여권에 달하는 의학서적을 출간한 아버지가 프루스트에게 지적 자극을 주었다면 문학적 지식이 풍부한 어머니는 프루스트의 문학적 취향을 형성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 마르셀의 소년시절을 담은 「스완네 쪽으로」를 보면 어린 마르셀이 책읽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본 할머니가 밖에 나가 산책을 하도록 했던 것처럼 프루스트의 어머니 역시 오랜 시간 독서를 하는 아들을 억지로 방에서 내보내거나 서재의 램프 불을 끄곤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프루스트는 평생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기 전에 자전소설 <장 상퇴유>와 비평서 <생트 뵈브에 반박하여>를 쓰기 시작하였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유예진교수님은 <프루스트의 화가들>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5명의 화가의 작품세계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작품들에 대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해당 작품들을 컬러로 싣고 있어 설명한 내용을 작품과 비교해볼 수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해당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을 밝혀놓고 있어 뒷날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기억해두었다가 꼭 감상해보려 합니다. 조금 아쉬운 것은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이나 <프루스트의 화가들>에서 인용하고 있는 책들 가운데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도 많고, 소개되었더라도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