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 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9
장 기 마샤르 지음 / 시공사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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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타주에 있는 다이노소 국립유적지(dinosaurs national monument) 방문을 돌아보려고 공룡에 관하여 정리된 책을 찾아보다가 시공디스커버리 시리즈로 나온 <공룡, 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읽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저명한 공룡 전문 고생물학자인 장 기 미샤르가 쓴 책입니다. 제가 학교에서 공룡에 대하여 배울 때만해도 몇 종류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이 책을 읽고서는 지금까지 화석을 통하여 밝혀진 공룡의 종류만 해도 30여개 과(科)에 600~700 여 종류나 된다는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목처럼 놀라운 다양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장 오래된 공룡의 화석은 트라이아스기 말, 즉 2억 2천만 년 전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때로부터 6,450만 년 전, 백악기 말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무려 1억 5천만년 동안 지구의 절대 강자의 지위를 누려왔다고 하니, 인간 또한 그렇게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언젠가 공룡과 인간의 선조가 공생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내용을 무심코 리뷰에 담았다가 독자로부터 오류를 지적받은 적이 있습니다만 공룡이 살던 시절에는 작은 포유류가 공존하고 있었지만, 영장류는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간과 침팬지, 고릴라, 비비, 여우원숭이 등을 포함한 영장류의 화석 중 지금까지 가장 오래 된 것은 5천500만 년 전의 것인데, 최근 이 시기를 1천만년 정도 올려 잡을 수 있는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즉, 공룡이 사라지고 나서 영장류의 조상이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화석연구를 통하여 공룡이 어떤 동물이었는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공룡화석의 일부가 발견된 이래 펼쳐지던 과학자들의 상상력은 구체적인 화석들이 발견되어 공룡의 전체 모습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고, 고생물학의 발전과 함께 공룡의 분류 또한 세밀해지고 정확해지게 되었을 뿐 아니라 공룡의 생태를 추측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공룡을 연구한 고생물학자들의 연구성과로 얻은 다양한 화보와 예술가들의 상상력이 가미된 그림들까지 다양한 자료들을 담고 있으며, 공룡에 대한 다양한 연구성과 역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육식공룡이 재빠르게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서 혼비백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2족보행을 하는 공룡 가운데 시속 50km달하는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 계산해낸 수학자가 있다고 합니다. 만약 인류가 공룡과 함께 살았다면 그야말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룡의 발자국이 다수 발견되어 한반도에도 공룡이 살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공룡의 발자국을 연구한 결과 공룡들이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등 사회적 행동을 보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옛날 배운 바에 따르면 공룡은 파충류에 속하기 때문에 냉혈동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만한 덩치에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면 온혈동물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공룡에 대하여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사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첫 번째는 공룡이 급변하는 지구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가설인데, 공룡은 변화무쌍한 중생대 지구에서 무려 1억 5천만년을 이어 살아온 것을 본다면 그들의 환경적응력이 놀라웠을 것이라는 짐작이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룡이 등장하기 이전인 페름기에서 트라이아스기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대규모의 종의 소멸이 있었지만, 공룡처럼 드라마틱하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룡이 사라진 백악기와 제3기 사이의 시기에는 다양한 공룡 뿐 아니라 암모나이트류, 벨렘나이트류, 루디스트 류와 같은 무척추동물들도 같이 소멸되었다고 합니다. 공룡의 소멸을 설명하기 위하여 60여 가지 이상의 가설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세 가지 이론이 과학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이론은 모두 사실의 해석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논란의 여지는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백악기와 제3기 경계에 해당하는 지층에 이리듐이라는 원소가 대량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거대한 소행성이나 혜성의 핵이 지구와 충돌한 재난이 원인이라는 설명인데, 충돌지점이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데다가, 이리듐이 풍부하게 검출되는 다른 지층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과 생태환경에 약한 많은 동물군이 살아남은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셜명되지 않는 다고 합니다. 두 번째 가설은 다량의 이리듐이 분출되었던 화산폭발이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는데, 이 또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가설은 백악기 바다에서 일어난 대규모 해퇴현상이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의 말미에는 ‘기록과 증언’이라는 부록으로 공룡에 대한 과거 기록들을 실어서 공룡연구 초기의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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