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독해져라 -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김진애 박사의 인생 10강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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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아온 삶의 굴곡이 바로 ‘파랑새 증후군’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해준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김진애박사의 <한 번은 독해져라>입니다. ‘파랑새 증후군’이란 자신의 현재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저 막연히 미래의 행복만을 꿈꾸는 증상을 뜻한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한 직장에 안주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직장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는 것입니다. 자의에 의해서, 혹은 타의에 의해서 직장을 옮긴 것이 벌써 다섯 번째 이니, 제대로된 진단을 얻게 된 셈입니다. 진단이 나오면 치료법도 나오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저의 파랑새 증후군을 치료할 묘방은 무엇일까 궁금해졌습니다.

 

결국은 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하는데, 왜 그랬을까요? 저자는 네 가지 습관을 권하였습니다. 첫째, 나 자신을 관찰하는 습관, 둘째,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습관, 셋째, ‘고백’이라는 아주 건강한 습관, 넷째, 괴로움의 패턴을 그려보는 습관 등입니다. 이를 통하여 일과 관련하여 생기는 괴로움을 찾아내 달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고른 열 가지의 일과 관련된 괴로움은, 하나, 도망가고 싶다. 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셋, 슬럼프에 빠졌다. 넷, 일 때문에 피곤해 죽겠다. 다섯,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여섯,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일곱, 인정받고 싶다. 여덟, 내가 너무 하찮게 느껴진다. 아홉, 외롭기만 하다. 열, 슬프다. 돌이켜 보면, 저자가 고른 열 가지 괴로움 가운데 공감이 가는 몇 가지는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른데 모두에게 꼭 들어맞는 이론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 번은 독해져라>는 자기계발서라고 합니다만, 오히려 자기관리에 관한 에세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열 가지 주제를 가지고 책읽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자가진단을 하도록 유도하고, 스스로에게 맞는 해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고는 합니다만, 주로 영화이야기를 많이 인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도 “책읽기란 긴 시간을 요하니 몰입이 쉽지 않고 흐름을 놓치기도 쉽다. 책이 지적 탐험의 성향이 강하다면 영화란 감성적 체험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74쪽)”라고 적은 구절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책읽기보다는 영화보기가 접근이 쉽다는 점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스트레스에 관하여 ‘달라이 라마의 어휘에는 스트레스가 없다’고 적고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일상이 되고 있는 명상의 효과라고 해석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 스트레스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개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블로그 커뮤니티에서 ‘개인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을 묻는 이벤트에 이렇게 적은 적이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뭐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쌓일 일이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당연히(?) 이벤트에서 떨어졌습니다. 사실 스트레스가 외부로부터 받는 다양한 형태의 압박감이라고 정의한다면 저 역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야 하겠지요. 다만 그 압박감은 해결해야 할 문제일 뿐이라고 인식하고 문제해결방안을 찾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밋밋한 세상은 재미가 없는 법이니까요.

 

저자는 ‘이 한 번은 독해져본다’라는 제목의 글로 책쓰기를 마무리하면서 이 책의 화두로 꼽은 열 가지 괴로움이 결국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괴로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괴로움을 책으로 써내는 작업을 통해서 풀어낼 수 있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저자의 괴로움을 읽은 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저자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만들고 그것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을 하다보면 해답이 스스로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해답을 찾을 때까지 생각을 반복하려면 독해져야 하지 싶습니다만, 꼭 그래야 할 것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독해져야 한다’의 정의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라는 점은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책을 읽는 분들마다 나름의 독특한 해결방안을 찾아내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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