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명, 어느 날
스티븐 에모트 지음, 박영록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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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구조사국이 추정한 2013년 전세계 인구는 71억 명이며, 2050년이 되면 90억 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전세계 인구 추이에 대하여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대니 돌링교수가 쓴 <100억명; http://blog.joins.com/yang412/13448550>을 읽었습니다. ‘전 세계 100억 인류가 만들어낼 위협과 가능성’이라는 부제를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자 스스로가 자신을 현실적 개혁주의자라고 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산하의 계산과학 연구소장으로 있는 스티븐 에모트는 꼭 같이 전세계인구가 100억 명에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의 시점을 지구 역사상 초유의 비상사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이 반쯤 채워진 물컵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물이 컵에 반밖에 남아 있지 않다.’ 혹은 ‘물이 컵에 반이나 남아있다.’라고 말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습니다만, 긍정적으로 보느냐 혹은 부정적으로 보느냐의 차이이겠습니다. 두 가지 시각 모두 우리에게 유익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 이성주의자 혹은 현실적 개혁주의자들의 낙관적 견해와 비교해서 화가난 비관주의자에 속하는 에모트의 주장을 살펴보는 것도 분명 우리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2012년 영국의 런던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로열코트 극장 무대에 특별한 공연이 올려졌다고 합니다. 전문배우가 아닌 한 계산과학자가 무대에 올라 다가올 100억 지구의 미래를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완전히 망했다.”라는 외침으로 끝낸 70여 분간에 걸친 긴 독백을 담은 책이 바로<100억 명, 어느 날>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근무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산하 연구소에는 분자생물학, 면역학, 신경과학, 식물생물학, 기후학, 생물지구화학, 육지 및 해양 생태학, 보전생물학에서부터 합성생물학이나 인공광합성 같은 새로운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학제간 협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기후 체계와 생태계 같은 복합계를 비롯하여, 우리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인류가 71억명의 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구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류가 먹고 사용하는 식량, 물, 연료 등을 비롯하여 인류가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이 지구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를 추적하여 인류의 미래는 암담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같은 데이터를 분석한 돌링교수와는 다른 결론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돌링교수와 에모트박사는 데이터를 설명하는 방식까지도 차이가 있습니다. 돌링교수는 데이터를 풀어서 설명하고 중요한 데이터만 요약하여 표나 그림으로 나타냈습니다만, 에모트박사는 주로 표와 사진을 이용하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설명은 축약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무리 살펴보아도, 100억이 함께 사는 지구는 악몽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154쪽)”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인류는 두 가지의 선택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첫째는,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류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우선 기술개발은 소위 이성적 낙관주의자들의 주장임을 전제로 하여, 녹색에너지, 원자력, 담수화, 지구공학, 제2의 녹색혁명 등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개발이 있어야 할 것인데, 저자가 보기에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즉, “나는 오늘날 드러난 근거에 비추어볼 때, 기술혁신을 통해 이 궁지를 벗어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171쪽)”한다는 것이며, 최종적인 답은 ‘인류는 당장 모든 분야의 소비를 지금 수준보다 획기적으로 줄이는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대니 돌링교수가 예측하기를 전 세계인구가 2050년을 넘어가면서 90억명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번 세기말 세계인구는 100억명이 아니라 280억명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전 세계의 출생률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라는 전제 아래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지금까지의 소비행태를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는 완전히 망했다’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제 경우는 스티븐 에모트박사보다는 대니 돌링교수의 설명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을 보면, 낙관주의자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돌링교수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쏠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스티븐 에모트박사의 설명도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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