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살림지식총서 6
김진웅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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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잘 요약하고 있는 살림지식총서를 통하여 미국에 대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의 김진웅교수님의 <반미>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미주의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요약서입니다. 물론 2003년에 정리한 내용이라서 벌써 10년이 훌쩍 지난 현시점에서 본다면 다른 시각으로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반미주의가 형성된 원인을 역사적인 흐름을 따라 분석하고 있어 근본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전세계적인 반미주의 확산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각 반미주의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후 미국의 패권주의 대의정책이 반미주의 대두의 가장 큰 원인임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한국인이 바라보는 미국에 대한 인식과 범세계적인 반미주의의 대두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인의 대미인식이라는 주제를 다각도로 접근하여 해석하고자 했습니다.

 

20세기를 관통하면서 세계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이 힘을 겨루는 냉전시대를 지나왔습니다. 그러나 저변에는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하여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이 일방주의적인 외교정책을 이끌어오는 바람에 미국에 대한 세계인의 부정적인 시각이 확대되기에 이르렀고, 반미주의 움직임이 점점 더 분명해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국제주의와 개입주의로 흐르게 된 것은 “미국이 지배적인 힘을 갖는 대신 다른 나라들이 자신의 안보를 책임질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야 악성 지역 갈등과 분쟁을 막을 수 있다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14쪽)”라고 저자는 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다소 희석되었다고 생각합니다만, 미국이 세계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인식을 극명하게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1992년 미국의 국방장관을 맡고 있던 딕 체니의 발언입니다. “미국도 그 일부인 전세계적인 시장은 지역 분쟁과 불안정 그리고 침략의 위협이 있는 곳에서는 번영할 수 없다. 미국의 경제 번영과 안보는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들이 계속 성장하는 안정된 세계질서에 달려 있다. 적대적이고 반민주적인 정권들은 침략이 결코 보상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18쪽)”

 

즉 미국의 패권주의의 저변에는 미국의 중요한 무역 및 재정관계가 정치적 격변에 흔들리면 안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즉 미국의 이익이 걸려있는 지역을 군사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인 글로벌 패권을 지키기 위하여 부담하고 있는 엄청난 비용을 이제는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에 이르면서 상호방위조약 등을 통하여 역할을 분담하려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튀고 있는 일본의 아베정권의 우경화현상 역시 미국의 이러한 전략과 맞물려있다고 하겠습니다.

 

1부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의 변화를 정리한 저자는 2부에서는 반미주의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먼저 반미주의를 이렇게 정의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반미주의는 미국, 미국 정부, 미국의 국내 제도들, 미국의 대외정책, 미국의 주요 가치들, 미국의 문화, 미국인들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46쪽)” 한편 저자는 특정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반대 내지는 비판을 반미주의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전체적인 거부를 의미하는 반미주의와는 달리 미국의 특정 정책에 대한 비판은 반미감정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전체적인 거부를 의미하는 반미주의란 일종의 체계화되고 이데올로기화한 것으로 미국이란 무엇인가 내지는 미국이 무엇을 옹호하고 내세우는가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데올로기적인 반미주의가 민족주의, 마르크스주의, 이슬람 근본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 내지 신념 체계에서 유래하고 있다고 한다면,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미주의는 반미감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민주주의 가 꽃을 피우는 과정에서 미국은 오랫동안 한국의 역대 권위주의 정권을 지지해온 것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지위와 관련한 사항들이 한국인들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반미주의 혹은 반미감정이 두 나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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