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가우디 살림지식총서 127
손세관 지음 / 살림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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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에는 스페인에 꼭 가보려고 합니다. 스페인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지금도 짓고 있는 성가족성당과 안토니 가우디에 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스페인의 미술관들을 소개하는 최경화님의 <스페인 미술관 산책; http://blog.joins.com/yang412/13205419>편에서는 바르셀로나에 흩어져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묶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살림지식총서 시리즈로 나온 손세관교수님의 <안토니 가우디>는 안토니 가우디가 건축가로 성장해가는 과정과 당대의 경향과는 다른 그만의 독특한 건축세계를 구축하게 된 배경을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가우디의 특별한 건축세계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습

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빛이 넘쳐나는 카탈루냐에서 태어났다는 점입니다. 그는 타라고나주의 레우스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는데, 이곳에는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등 각각의 양식들로 건축된 성당들의 잔재들이 풍부하게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런 영향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고향의 자연이 가우디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했다면,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건축 유적들은 사물을 꿰뚫어보는 힘을 주었다.(15쪽)” 스페인 건축을 전공하신 김희곤교수님은 <스페인은 건축이다; http://blog.joins.com/yang412/13381380>에서, 스페인 건축의 특징은 지브롤터 해협을 넘어온 아랍세력이 오랫동안 지배하면서 유럽 문명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건축양식이 태어나게 되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여유 덕분에 이들 건축물들이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요소로는 가우디의 부모는 모두 세습되어 내려 오는 장인집안 출신입니다. 특히 부계는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구리로 솥과 그릇을 만드는 구리 세공업을 해왔는데, 가우디는 아버지를 도와 구리를 세공하는 법을 익혔던 것이 건축에 공예적 요소를 더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수공업의 몰락을 예견한 아버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학을 공부하는 형을 따라서 바르셀로나에 보내 건축을 공부하도록 하였는데, 가우디는 학비를 벌기 위하여 건축과 관련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이 또한 그의 건축세계에 일조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읽기를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건축학교 시절 가우디는 책을 통해 섹AP의 여러건축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특히 고딕복고주의 건축가로 대표되는 퓨긴(Pugin)과 러스킨(Ruskin) 그리고 비올레 르 뒥(Viollet-le Duc)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벽돌제조업으로 성공한 에우세비 구엘 바시갈루피와의 만남이야말로 가우디의 자신의 건축철학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였다고 합니다.

 

가우디의 건축은 자연에 대한 찬가라고 할 정도로 자연적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고 합니다. 가우디의 조형감의 원천은 바르셀로나 북서부에 있는 몬세라도 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별명이 톱니꼴의 산이라고 하듯이 1,500개나 되는 봉우리들이 이어진 험난하다고 합니다.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자연적 요소들이란 “단순히 식물이나 동물이 가진 사실적인 형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인공물과 구별되는 본질적인 형상, 즉 부드러운 유기적 ‘곡선’으포 표현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42쪽)”라고 합니다.

 

성가족성당에서 볼 수 있는 유기적 형태의 구조체에 대한 가우디의 의도는 이렇다고 합니다. “별은 천체궤도를 따라 공전한다. 그리고 나선형을 이루며 자전한다. (…) 별의 모양을 한 기둥도 좌우 양 방향으로 회전하며 이중나선형으로 운동한다. 모든 양식이 종합된 성가족 성당의 기둥장식은 이 원칙에 따라 적용되었다.(51쪽)” 그냥 찾았더라면 지나치고 말았을 포인트입니다. 성가족성당을 방문했을 때 꼭 확인하고 느껴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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