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탐구 - 웰니스 삶을 위하여
오길창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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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꿈을 제대로 펼쳐보이지도 못하고 스러지는 재난을 겪으면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하는 의문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유를 담은 <인간탐구>가 시선을 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쓴 오길창교수님은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게 사는 삶인가는 주관적이므로, 철학과 심리학, 종교가 무지를 깨우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시면서 여기에 ‘인간탐구’의 목적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에 담은 내용을 이렇게 요약하였습니다. “여기에 소개되는 것은 서울 남산에서 도를 닦는 과정에서 논의된 내용과 개인적으로 연구하는 인간탐구의 편린들을 모아가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는 ‘몸이 마음을 만들고, 마음이 몸을 만든다’는 큰 틀 안에서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올려 나가는 과정이다.” 이 책의 주된 화두는 ‘건강과 행복’인데 궁극적인 목표를 웰니스(Wellness)에 두었다고 했습니다. 웰니스에 도달하는 과정을 우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 탐구한 결과를 1부에서 설명하고, 2부에서는 특히 한국인의 체질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건강을 추구하는 일은 개인마다 다른 체질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겠습니다. 3부에서는 웰니스이 개념을 설명하고 이렇게 다듬은 건강한 몸을 바탕으로 어떻게 지혜로운 삶을 영위할 것인가를 4부에서 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5부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경구들을 분야별로 구분하여 모아두었습니다.

 

저자의 인간탐구는 자못 심오해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있습니다.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듯하면서도 서양철학 혹은 다양한 종교적 개념이 버무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어쩌면 프롤로그에서 통섭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언급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삶의 의미를 존재의 의미로 이해하고 전체에서 개체가 쓸모 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존재의 의미는 존재의 틀과 밖의 틀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고, 삶의 의미는 삶 밖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삶은 시작과 끝이 있고, 끝은 시작에 맞물려 돌아가게 되며, 삶의 흐름은 늘 오르내림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삶과 그러하지 못한 삶은 각 삶의 흐름의 국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몸과 마음으로 구성되는 심신시스템을 움직이는 에너지체계가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수련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한편 인간탐구에서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9가지 성격이라거나 11가지 비합리적 신념, 11 가지 자기보호 수단으로서의 방어기제, 기력 활성화를 위한 6단계 훈련 등에 관한 설명은 특정한 수련과정을 통하여 얻게 된 내용으로 보이는데, 일반화시켜 누구에게나 적용된다는 근거는 분명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2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체질이야기는 사상의학에 바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오래되었습니다만, 게놈지도를 해독하는 일이 시작될 무렵 개인별 맞춤의학의 개념으로 사상의학을 소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사상체질이라고 하는 것이 분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에 도달한 전문가라면 모든 사람들을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어야 할 터인데, 막상 전문가들마다 분류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체질의학을 바탕으로 분류를 하면서 현대의학의 진단에 의한 질병을 맞추어 넣는 것이 적절한 지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이 책의 가장 핵심부분이 될 것 같습니다만, 저자는 웰니스가 건강과 행복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용어는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넘은 1961년에 미국 국립 인구통계청의 감독관 덩(Dunn)이 처음 사용했다고 했습니다. 미국에서 제안된 용어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웰빙이 나와 가족을 중심으로 한 협의의 건강과 행복 개념이라면 웰니스는 나와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 우주를 통할하는 광의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공부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자께서 말씀하시는 도의 수련이라고 하는 점에 있어서 구체적인 앎이 없는 탓에 저자의 주장을 평가하기에는 이른 듯하여 앞으로 관심을 두고 더 공부를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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