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양심을 밝히는 길 살림지식총서 453
윤홍식 지음 / 살림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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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논어; http://blog.joins.com/yang412/3310591>를 읽었습니다. 그때 저자이신 심경호교수님께서 “우리는 왜 『논어』를 읽는가?”라는 질문에 “나를 세우고 남을 열어 주며 세상을 밝힌다”라고 답하신 것을 보고 크게 공감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동양고전은 해석하시는 분의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논어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윤홍식선생님의 <논어, 양심을 밝히는 길>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저자는 지금의 시대를 한 마디로 평가해서 ‘양심이 땅에 떨어진 시대’라고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근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물질문명을 추구하게 되면서, 양심과 도덕성을 근간으로 하는 정신문명에 대한 관심이 엷어진 탓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 처방으로는 인간이 물질문명과 정신문명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양심의 계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이 시점에서 우리가 <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라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원전 551년 노(魯)나라 창평항 추읍에서 태어난 공자의 이름은 구(丘)인데, 공자의 조상은 은나라 황실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께서도 “나는 본래 은나라 사람이다.”라고 하셨다는데, 은나라는 고조선과 모두 같은 조상을 둔 동이족의 나라라고 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자께서도 구이에 살고자 하셨다는데, 후한시대 학자 허신(30-124)은 『설문해자(說文解字 』 이렇게 적었다고 했습니다. “東夷從大 大人也 夷俗仁 仁者壽 有君子不死之國 故公子曰導不行 吾欲之君子不死之國九夷 乘桴  浮于海 有以也[‘동이’는 ‘大(대)’자를 따랐으니 ‘大’는 ‘사람’을 뜻한다. 동이의 풍속은 인자하다. 인자한 사람은 오래 사는 법이니, ‘군자들이 죽지 않는 나라’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공자께서도 말씀하시기를 ‘(중국에서)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군자가 죽지 않는 나라인 구이에 가고 싶다.’라 하시고, 뗏목을 타고 바다를 건너려고 하셨으니 참으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15쪽)] 공자께서 추구하신 인(仁)은 고조선의 핵심 사상인 홍익인간(弘益人間), 즉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고 합니다.

 

현재 중국학계는 요하 지역에 위치한 홍산문화(紅山文化)를 중국문화의 원형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기원전 4,7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홍산문화의 주체는 동이족이라는 것입니다. 동이족이 꽃피운 홍산문화의 한 갈래가 요순을 거쳐 은나라로 이어지며 중국으로 퍼졌다는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我學不厭 而敎不倦也[나는 다만 진리를 배움에 싫증내지 않고, 진리를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았을 뿐이다. 『맹자』「공손추(상)」]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고생해서 얻은 진리를 남과 공유할수록 가치가 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즉 서로 얻어낸 정보를 나누는 사회야말로 공자가 꿈꾸는 이상사회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정보화사회의 롤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양심계발과 관련하여 저자는 사랑(仁), 정의(義), 예절(禮), 지혜(智), 성실(信)을 양심계발의 다섯 가지 덕목으로 꼽고 있으며, 공자의 사상을 이어받은 맹자는 양심의 덕목으로 1. 남에 대한 공감능력[측은지심(惻隱之心), 2. 부당한 일을 보면 혐오하며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정의감(수오지심(羞惡之心), 3. 나를 낮추어 남과 조화를 이루는 겸손함(사양지심(辭讓之心), 그리고 4. 옳고 그름을 구별할줄 아는 판단능력(시비지심(是非之心)]을 꼽고 있습니다.  공자께서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세웠고, 30세에 학문이 확립되었으며, 40세이는 학문에 의혹이 없게 되었고, 50세에는 하늘의 명령을 알게 되었으며, 60세에는 하늘에 명령을 잘 듣고 따르게 되었고, 70세에는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는 법이 없었다.’라고 하셨는데, 이는 양심발달의 단계를 이르는 것으로 40세까지 양심이 깊어져가는 학문의 발달단계이며, 50세부터는 양심의 근원이라고 할 천명과 통하는 단계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공자께서 말씀하신 양심의 다섯 가지 덕목에 대하여 상세한 설명을 더하고 있어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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