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래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암 판정을 받으면 당장 해야 할 것들
주정미 지음 / 팬덤북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지난 연말부터 연초에 이르기까지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 무려 세분이나 유방암치료를 받게 되셨습니다. 그만큼 유방암이 흔해졌다는 생각도 들면서, 수술과 항암,방사선치료 등 치료하는 방법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어서 생존율이 아주 높은 대표적인 암질환이 바로 유방암이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세분처럼 암과 같이 어려운 병으로 진단받게 되면, 제일 먼저 느끼는 곤란한 점이 마땅한 정보가 없다는 점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당 질환을 진료하시는 전문가들이 진단과 치료방법 등을 쉽게 안내하는 책이나 먼저 앓은 환자분들의 투병기를 담은 책이 좋은 투병의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유방암 투병기를 담은 책으로 내과를 전공하는 수련의사 선생님이 유방암으로 진단받고 치료받는 과정을 환자의 주치의와 함께 써내려간 <한쪽 가슴으로 사랑하기; http://blog.joins.com/yang412/11699394>를 감동적으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 캄보디아를 여행길에 또 다른 유방암 투병기를 담은 책을 읽었습니다. 보건복지부 주정미국장님의 <암이래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입니다. 제목이 참 인상적입니다. 누구라도 바쁜 일상에 파묻혀 신체가 보내는 경고음을 일찍 알아채지 못하고 초기를 넘어간 암진단을 받아들게 되면 바로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심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주국장님의 투병기도 유방암을 앓는 환자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습니다. “내가 그동안 접한 경험과 정보를 힘들게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다른 환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12쪽)”을 담아 책을 써내려갔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암 판정을 받았을 때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점들을 담았습니다. 어떤 의사에게 치료를 맡길 것인가? 부작용이 심하다는데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해야 하는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잘 먹는 것과 그리고 자신의 병에 대하여 상세하게 공부하는 것이라는 점을 자신의 투병과정을 통하여 정리하고 있고, 핵심사항은 별도로 박스로 묶어서 쉽게 눈에 들어오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암치료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점 두 가지를 짚었습니다. “환자 본인이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을 신뢰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31쪽)”라는 것과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현대의학의 표준화된 치료법과 항암제만큼 검증되고 높은 치료율을 보인 것은 없다.(35쪽)”라는 것입니다.

 

2부에는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암치료를 도와주는 보완요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과 림프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다스리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금 아쉽다면 저자가 소개하는 내용 가운데는 조금 미심쩍은 점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암환자에게 전문적으로 도움을 주는 요양병원’을 이용하셨다는 경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요양병원에서는 특정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고 표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요양병원이 혈액투성 혹은 암치료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그리고 특히 요양병원에서 많이 추천하고 있다는 해독요법도 의학적 타당성이 증명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3부는 바로 ‘마음 내려놓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가 “암 환자들은 암 판정을 받았을 때의 충격과 불안, 우울, 자책, 고독과 같은 주체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겪으면서 혼란스러워한다.(172쪽)”라고 적은 것처럼 암판정으로 받은 심리적 충격을 일찍 수습하고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이 책이 빛나는 부분은 바로 “암치료는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다. 병원 치료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끝이 나지만, 그 다음의 치유과정은 본인 혼자서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는다.(169쪽)”라고 시작하는 ‘마음 다스리기’라는 작은 제목의 글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자가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 치유의 과정을 넘어왔는지를 살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부는 치료과정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 열기’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유방암으로 투병하고 계신 환우들이 질환과 마음을 다스리는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투병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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