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이야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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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이후 유럽의 작가와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드디어 읽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단테의 <신곡>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만, 고전작품을 읽다보면 전체 플롯을 따오거나, 아니면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신화를 인용하여 비유하는 경우를 자주 만나기 때문에 진즉 읽어뒀어야 하는 작품이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늦었다 싶을 때가 바로 해야 할 때라고 하던가요?

 

<지중해 신화; http://blog.joins.com/yang412/13181355>를 읽고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신화는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구전으로 전해오면서 새롭게 해석되거나 새로이 보태지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민족의 이동과 접촉과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집단들이 유사한 신화를 가지기도 하고, 배경이 서로 다른 신화가 융합되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흔히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부르기는 합니다만, 한 대균교수님 같은 분은 진정한 의미의 로마 신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리스 신화를 자신들에 맞게 만들어 나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을 읽다; http://blog.joins.com/yang412/12358459> 이와 같은 작업은 오비디우스와 베르길리우스에 의하여 주도되었다고 합니다. 이 점에 대하여 <변신이야기>를 번역하신 이윤기교수님은 “오비디우스의 이 <메타모르포시스>는 한술 더 떠서 방대한 그리스 신화는 물론 당시에 떠돌던 소아시아의 설화, 트로이아 전사(戰史), 로마의 건국신화까지 한 줄에 꿰어 아우구스투스에게 신성(神性)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비디우스가 아우구스투스의 명령으로 유배를 당하고서 <변신이야기>를 집필을 시작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사랑의 기술>을 써서 유명해진 오비디우스가 로마의 풍속을 새롭게 하려는 아우구스투스의 뜻과는 달리 방탕한 생활을 하던 딸 율리아를 찬양하였을 뿐 아니라 손녀딸 율리아의 애인 노릇까지 해서 아우구스투스의 분통을 터뜨렸다는 것입니다. 이윤기교수님은 <변신이야기>야말로 로마판 용비어천가라고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변신이야기>는 카오스로부터 천지가 창조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해서 거인족의 시대를 건너뛰면서 신들이 등장하고 인간과 요정이 만들어져 뒤섞여 살게 된 이야기를 설명하고, 순서대로 신들의 전성시대를 거쳐 인간의 무리가 커지면서 신들과 인간이 갈등을 빚는 시기의 이야기를 거쳐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를 거쳐 트로이 전쟁을 끝으로 그리스의 문명이 끝나고 트로이 유민이 이탈리아 반도로 이주하여 로마를 세우는 과정, 카에사르를 거쳐 아우구스투스가 등장하는 데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이윤기 교수님께서는 변형(變形), 변신(變身) 혹은 변모(變貌)로 번역되는 <변신 이야기>의 원제목 “메타모르포시스(metamorphosis)는 사물이 비롯되는 정황을 설명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만, 생물학적으로는 한자어 그대로 이전의 형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챙이가 개구리가 된다거나,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는 것도 변태의 좋은 예가 됩니다. <변신 이야기>의 등장인물 가운데, 유독 신들이나 신성을 가진 존재들이 모습을 바꾸는 이야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신중의 신 유피테르(그리스식으로는 주피터신이죠)의 경우 신이나 인간이나를 가리지 않고 아름다운 여성만 보면 아내인 유노(그리스식으로는 헤라여신이죠)의 눈을 피해 관계를 가지곤 하는데, 상대를 속이기 위하여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 접근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특기입니다. 예를 들면, 에우로파를 유혹하기 위하여 흰 소로 변해서 에우로파를 태우고 바다를 헤엄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용이 나타나서 여인을 범하고 아이를 가졌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혼인하지 않은 처녀가 이런저런 사연으로 아이를 가졌을 때 이웃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 위하여 지어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만, 신이라는 존재가 신분이 귀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한다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일일 것 같습니다.

 

어찌됐거나, 아는 이야기도 있고, 잊었던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전체를 로마신화를 전체적으로 개관하였으니, 가끔은 인용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예를 들면 태양신 헬리오스의 마차를 몰아보겠다고 욕심을 냈다가 유피테르의 번개를 맞고 죽음을 맞은 파에톤의 이야기는 곧 시작할 여행기에서 꼭 인용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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