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20시간의 법칙 - 무엇이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완벽하게 배운다
조시 카우프만 지음, 방영호 외 옮김 / 알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이 두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젊어서는 무엇이든 일단 벌이고 나서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무대뽀 정신으로 무한도전을 불사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여러 차례의 실패를 겪으면서 보다 신중해진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면 독학전문가 조시 카우프만의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읽으시면 도움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시간과 기술을 꼽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배우기 위한 시간을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가지고 있으면서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내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결정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는 기술의 문제인데, 어떤 일이든지 어느 정도의 기술수준이 되어야 재미가 증폭되는 단계에 접어들 수 있게 됩니다. 즉 ‘좌절의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좌절의 장벽을 넘어서기까지 투자가 필요한 것인데, 저자는 그 기간은 20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20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적절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처음 20시간의 법칙>에서 첫 3장을 할애하여 법칙을 설명하고, 다음 4개의 장을 통하여 각각, 요가, 우쿠렐레, 윈드서핑 그리고 바둑을 배우게 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과정을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어느 분야이건 세계 정상급의 수준에 도달하려면 고도의 집중된 노력으로 1만 시간을 연습에 투자하면 가능하다는 법칙입니다. 세계정상급의 수준이라는 것은 대부분 먹고사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하겠고, 먹고사는 일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 1만 시간씩 투자해서 세계 정상급 수준에 이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20시의 법칙’을 읽다가 생각이 난 것인데, 20대 후반 무렵 우연한 기회에 사교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정규 교육코스도 있고 관심이 있는 분들끼리 모여 즐길 수 있는 장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때만 해도 비밀교습소라는데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부르스, 지루박, 탱고, 트롯토, 월츠까지 모두 다섯 종류의 사교춤을 하루 한 시간씩 열흘에 완성시켜주고, 실전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몸치이지만 그래도 눈치껏 열심히 배운 탓인지 기본 스텝에 더해서 난이도가 조금 높은 스텝까지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던 기술의 수준을 감안하여 ‘20시간 안에 새로운 기술을 마스터하기’의 원리는 일종의 목표수준 정하기에 해당하는, ‘기술을 최소 하위단계로 나누는 분리단계’, ‘하위단계의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목표에 이르는 한습단계’, ‘연습에 방해되는 물리적․정신적․감정적 요인을 없애는 제거단계’, ‘최소 20시간 동안 핵심적인 하위기술을 실습하는 연습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적용하여 새로운 무엇을 배우는 열 가지 원칙이 중요합니다. “1.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선택한다, 2. 한 번에 기술 하나씩에만 에너지를 쓴다, 3. 목표성과 수준을 설정한다, 4. 목표 기술을 하위기술로 세분화한다, 5. 핵심도구를 입수한다, 6. 연습에 방해되는 요인을 제거한다, 7. 몰입할 수 있는 연습 시간을 확보한다, 8. 재빠른 피드백 고리를 만든다, 9. 스톱워치를 이용하여 잠깐씩 연습한다, 10. 연습량과 속도에 중점을 둔다.(37~38쪽)”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요가, 우쿠렐레, 윈드서핑 그리고 바둑을 실전연습의 예로 들고 있습니다만, 개인적 선호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꼭 이것을 따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바둑은 어렸을 적에 어깨넘어로 배웠기 때문에 초급수준은 넘어섰다는 생각입니다만, 저자가 윈드서핑을 배우는 과정을 읽다보니 어렸을 적에 요트를 배우는 과정이 정말 무대뽀였구나 싶습니다. 강사로부터 간단하게 턴하는 기술을 배우고는 바로 끌고 나갔는데, 구명조끼는 챙겨 입었다고는 하지만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저로서는 참았어야 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혼자서 독학으로)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데 얼마나 도전적인가 하는 점 뿐만 아니라,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주도면밀함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전정신이 충만한 젊은 독자들은 사전준비의 중요성을, 새로운 것 배우기를 주저하는 분들은 도전 가능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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