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남자를 살린다 - 가슴으로 울고 있는 중년을 위한 마음 처방전
이홍식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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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되는 동기도 다양해지는 것 같습니다. <눈물은 남자를 살린다>는 같이 근무하시는 분이 읽어보았느냐고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특히 ‘눈물’이라는 단어가 마음을 끌어당겼던 것 같습니다. 남자도 눈물을 흘려야 할 때는 눈물을 흘려야 한다고 이야기는 합니다만, 남자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은 우리 사회만 그런 것은 아닌 듯합니다. 대체적인 상황이 그러한데, ‘남자가 눈물을 흘려도 좋다.’는 정도를 넘어서 ‘눈물이 남자를 살린다.’고 부추기는 느낌을 담고 있는 제목을 단 책이니 관심이 커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은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오랫동안 치료하며 명성을 쌓으신 이홍식교수님께서 진료경험을 담아내신 것이라고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약물치료 중심의 정신과치료에 감성치료법을 도입하여 삶에서 오는 정신적 갈등을 근원적으로 치료해오셨다고 합니다. <눈물은 남자를 살린다>는 특히 고달프로 거친 삶의 현장에서 투쟁하듯 살아온 중년의 남성들에게 들려주는 치유의 메시지를 담아내셨다고 하겠습니다. 저자께서 이들에게 관심을 두게 된 이유의 한 대목입니다. “오늘날 중년들은 압축성장의 산업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무한 경쟁을 당연시해온 결과로 주위와 가족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세대이다. 아니 어쩌면 자회구조가 돌아보지 못하게 만든 첫 희생양인지도 모르겠다.(9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부터 이들이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들을 위로하는, 아니 자신을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토로하고, 이 책을 통해 이 시대 아버지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이 되기를 진정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저자는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의 호소하는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풀어낸 방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첫 번째 화두는 ‘울고 싶을 땐 울어라’입니다. 울고 싶을 정도로 응어리진 마음을 울어서 풀지 않으면 병이 된다는 것입니다. 앞서 적은 것처럼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일터에 집중하다보면 가족을 돌보는 일이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아내가 화를 내는 이유를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질곡의 세월을 건너다보니 집안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가고 있다는 냉혹한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혼신을 다했던 직장에서도 퇴물취급을 받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도 자신일 터인데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 탓으로 돌리는 남성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특히 중년에 이르면 매사가 젊었을 때처럼 빠르게 처리되지 않는 것은 사실 신체의 노화로 인하여 생기는 것입니다. 여성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갱년기가 남성들에게도 나타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신에게 갱년기가 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젊었을 때와는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주기적인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규칙적인 생활습관만으로도 남성 갱년기를 가볍게 지나가게 할 수 있다.(48쪽)”고 저자는 권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몇 년전부터 바꾸고 있는 생활습관입니다만, 해보니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화두는 ‘피로사회의 덫, 벗어나야 산다.’입니다. 첫 번째 글은 회사는 나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절대공감하는 바입니다. 내가 사라지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하던 일이라도 그 사람이 없어도 돌아간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결론으로 말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언제든 놓을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열정과 힘이 남아 있을 때, 자신을 원하는 곳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원하는 곳이 없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마지막 화두는 ‘이 삶이 다하도록 사랑해야 산다.’입니다. 역시 사랑이 모든 갈등과 어려움의 해결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감싸는 가족이야말로 좋은 치유사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군요. 이야기들 사이에 넣은 사진들은 저자가 직접 찍은 풍경들인 듯한데,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절로 가라앉는 느낌이 듭니다. 삶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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