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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 사유의 스승이 된 철학자들의 이야기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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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제철학학교의 로제 폴 드루아 교수님의 신간 <위대한 생각과의 만남>을 읽었습니다. 드루아 교수님을 처음 만난 것은 <일상에서 철학하기; http://blog.joins.com/yang412/12905092>였습니다. 저자는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이라는 부제를 달아, 지극히 평범한 일상 행위들로부터 출발한 것이 우리에게 의외의 놀라움을 안겨주고 이 놀라움으로부터 철학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독자들이 이해하기를 희망했던 것처럼, 이 책을 통하여 ‘철학’이 접근하기 어려운 난해한 학문이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일상의 삶 자체에서 철학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와의 두 번째 만남은 일상의 의미에서 조금 더 나아가 서양철학을 통사(通史) 형태로 요약한 <처음 시작하는 철학; http://blog.joins.com/yang412/13199292>이었습니다. 그리스, 중세 및 르네상스시대, 고전주의시대, 계몽주의시대 그리고 현대로 구분하여 시대를 대표하는 스물세 명(사실은 네 명의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을 한 명으로 묶는다면 스무 명이 됩니다.)의 서양철학자들을 고르고 그분들의 삶과 대표적인 철학적 사유를 정리하였습니다. 처음 만남에서는 엉뚱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두 번째 만남에서는 방대하다고 할 서양철학의 핵심을 철학을 잘 모르는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요약하고 있어 철학적 내공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와의 세 번째 만남이 될 <위대한 생각과의 만남>은 <처음 사직하는 철학>의 속편으로, 역시 전편과 같은 형식으로 <사유의 스승들>이라는 원제처럼 모두 스무 명의 위대한 사상가들의 삶과 정신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20세기를 마무리하면서 우리 시대의 위대한 사상가들을 정리하고자 한 것이라고 합니다. 유럽 철학자에만 국한하지 않고 미국 철학자 윌러드 밴 오먼 콰인이나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도 포함되어 있는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은 대부분철학의 깊이가 없는 저도 이젠 익숙한 이름입니다만, 그래도 간혹은 정말 처음 이름을 듣는 분도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를 요약하여 얼개를 다시 정리해보면, 이 책은 일곱 가지 주제에 따라 스무 명의 사유의 스승들을 분류하여, 그들의 철학을 간단명료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1부에서 고대 철학에서 한발 더 나아가면서 잃어버린 명증성을 찾아 다시 경험으로 돌아온 앙리 베르그송, 윌리엄 제임스,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누구나 본질이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그것들을 경험할 수는 있다는 확신을 가진 분들입니다. 2부에서 철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과학과 철학과의 관계에 대하여 사뭇 다른 견해를 가졌던 버트런드 러셀, 에드문트 후설, 마르틴 하이데거의 철학을 다루었습니다. 20세기 철학에서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언어’가 소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을 통해 언어의 의미를 추구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한나 아렌트, 윌러드 밴 오먼 콰인을 분석하였습니다.

 

4부에서는 20세기에 들어서 의미의 해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지난 2천여 년에 걸쳐 이어오던 인간의 질서 - 더 행복하고, 정의롭고,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믿어왔던 -가 빠르게 붕괴되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지구적 파괴현상을 두고 침묵한 철학자들과 달리 의미와 무의미, 우연성과 자유, 행동과 부조리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성찰해온 장 폴 사르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그리고 알베르 카뮈를 다루었습니다. 5부에서는 진리는 해방을 가져오고, 새로운 자유를 창출한다고 믿고, 정신의 문을 열어 굴레를 벗어나고자 한 마하트마 간디, 루이 알튀세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철학을 분석하고 6부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 인간 개념의 위기 속에서 그 위기를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으려 노력한 질 들뢰즈, 미셸 푸코, 에마뉘엘 레비나스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논쟁과 대립을 통하여 인류가 맞고 있는 위기를 해결할 무엇이 도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만, 현대철학은 여전히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마지막 7부에서 자크 데리다와 위르겐 하버마스의 대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저자는 경험, 과학, 언어, 자유와 부조리, 진리 탐험, 위기, 논쟁 등 일곱 가지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파헤쳐온 선각자들의 생각들을 읽다보면 진리를 향한 인간의 모험은 계속되고, 역사의 가능성 또한 여전히 열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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