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에 읽은 만프레드 슈피처박사의 <디지털 치매; http://blog.joins.com/yang412/13166541>에서는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은 젊은이 사이에서 중독 문제를 성인들에서는 인지장애를 나타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진화의 산물로서, 오랜 세월을 거쳐 특정한 환경 조건에 적응해왔고, 단언컨대 이러한 환경조건에는 디지털 미디어가 속해 있지 않다. 그리고 오늘날 많은 문명화 질병이 과거의 생활방식과 현대의 생활발식 사이의 부조화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디지털 미디어가 진화와 신경생물학적 부분에서 우리의 정신적 프로세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또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19쪽)”

 

슈피쳐박사는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인지능력은 기억을 바탕으로 한 사고의 깊이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디지털미디어가 바로 사고의 깊이를 더할 수 없도록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이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네트워크가 내 집중력과 사고력을 무너뜨리고 있다. 내 머릿속은 이제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는 방법 그대로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미세한 입자들이 아주 빠른 속도의 전류를 타고 전달되는 식으로 말이다. (…) 내 친구들도 나와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네트워크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글을 좀 더 길게 쓰려고 집중할 때마다 거의 전투를 벌여야 한다.(18쪽)”라는 구절을 니컬러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인용하고 있습니다.

 

니컬러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미디어혁명과 인간 사고의 확장,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이 인간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먼저 인터넷이 단순한 정보를 유통시키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미디어는 생각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생각의 과정도 형성하게 되는데, 결국 이용자의 집중력과 사색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숨 가쁘게 발전하고 있어 처음에는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면서 여유있게 즐기다가 정보의 양이 폭주하면서는 저자의 말대로 제트스키를 타고 달리는 식으로 겉만 핥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의 경우도 인터넷 글을 읽을 때 빠르게 훑어보는 버릇이 생기다보니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는 인터넷 사이트와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의존하게 되면서 습관과 일상생활이 많이 변하였을 뿐 아니라 뇌가 기능하는 방식도 바뀐 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마치 이전의 뇌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고, 뇌는 우리가 사고하는 대로 바뀐다는 사실을 실험결과를 통하여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대 페니키아시대에 문자가 처음 등장한 이래로 문자를 담은 문서로 기록하는 방식이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리뷰하고 문자가 우리의 사고에 미친 영향을 살피고 있습니다. 특히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개발하여 필경사에 의존하던 도서유통의 범위를 확대한 이래로 책읽기를 통하여 사고의 깊이를 더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어서 인터넷의 발전이 가지고 온 효과, 특히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효과 뿐 아니라 쏟아지는 정보양을 수용하기 위하여 혹사당한 뇌가 보이는 이상적 반응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앞서 인터넷 문서를 대충 읽게 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를 스캐닝 방식으로 읽는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방식의 글읽기는 의미파악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과 특히 하이퍼텍스트로 연결되어 있는 정보를 같이 읽는 경우에는 전체문서의 개요를 정리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감소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키워드 몇 개를 가지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인터넷의 긍정적인 활용방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우리가 어떤 주제에 대해 직접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련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213쪽)”라는 새뮤엘 존슨의 말을 인용하여 기억을 아웃소싱할 수 있다는 생각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기억을 불러내 새로운 시냅스의 말단을 만드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으로 기억을 강화하고, 기억의 유연성과 깊이를 더하는 것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저자는 기억은 인간이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 우리를 망각에 익숙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자료검색도 좋지만 부단한 책읽기를 통하여 기억에 지식을 저장하고 사유를 통하여 지식이 서로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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