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연애하는 법 : 미국 뚜벅부부의 배낭여행기 2
이호철.김승란 지음 / 예린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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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니 20년도 넘은 옛날이 되고 말았습니다만, 미국 구경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행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남들은 어떻게 여행을 하고, 어떻게 느꼈고, 그것들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구와 연애하는 법>은 미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의 미국 여행기라고 하니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고 적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내신 이호철수석 부부의 미국 배낭여행기입니다. 미국비자를 받기 위하여 미국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를 받으면서 모멸감을 느끼면서 정서적으로 미국이란 나라는 마음의 지도에서 지웠다고 했는데, 배낭여행에서 만난 미국사람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있다는 자랑질에 솔깃해졌던 모양입니다.

 

책을 열자마자 미국지도가 나오고 저자들이 밟아나간 길이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와 연애하는 법-중국에서 유럽까지>의 여정을 표시한 지도가 다음 페이지에 나옵니다. 정말 많이도 돌아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2년정도 미국에 살면서 나름대로는 구경을 다녔다고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땅덩어리가 넓다보니 두분이 다녀온 곳 가운데는 제가 가본 곳도 있을 것이고 가보지 못한 곳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도에는 참으로 많은 곳을 방문했구나 싶은데 본문에 나오지 않는 곳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넘치는 감동을 옮겨놓은 글의 분량이 너무 많아 책에 담을 수 없어 아쉬움 속에서 골라내는 아픔이 있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보니 열다섯 곳 가운데 일곱 곳은 저도 가보지 못한 곳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짠 여행동선에 포함시키는데 애로사항이 있었거나 지금처럼 인터넷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정보가 충분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들의 국립공원 방문기는 저도 참고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적고 있는 여덟 개 도시들 - 뉴욕, 워싱턴, 보스턴, 시카고, 산타페와 타오스, VLA, 라스베가스와 불의 계곡, 샌프란시스코 - 가운데에서도 두 곳은 역시 가보지 못한 곳입니다. 미국을 잠시 방문해서 도시의 속살을 제대로 구경할 수 없어 주마간산식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것을 보고 느낀 것 같습니다. 세 번째 글들은 아마도 여행하면서 일어난 소소한 사건을 적은 것 같습니다. 이 가운데 미네소타를 방문하게 된 동기가 한국에서 입양된 아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에 참석하게 된 이야기를 읽으면서 먹먹한 느낌이 들면서도 반가운 것은 그래도 2년 동안 살던 곳의 익숙한 이름을 다시 볼 수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소 차이가 있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블랙힐 지역에 관한 내용가운데 러쉬모어산에 조각된 4명의 미국대통령-조지 워싱턴과 토마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그리고 아브라함 링컨-을 여기 새겨 기념하게 된 것은 미국의 탄생, 성장, 보존과 발전을 의미한다고 적었는데(42쪽), 저는 워싱턴은 신생 미국의 탄생을, 제퍼슨은 영토의 확장, 링컨은 연방의 평등, 그리고 루즈벨트는 20세기 미국의 세계적 역할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어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블랙힐 지역에 거주하던 수우족 인디언들을 ‘sue’가 아니라 ‘sioux’로 표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나더, 스탠포드대학에서 보게 된 로댕의 조각작품 <깔레의 시민>에 얽힌 이야기도 조금 보충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 줄거리를 같습니다만, 여섯 명의 명망가들이 교수대로 향한 것이 아니라 처음 자원했던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를 비롯하여 일곱명이 자원하게 되자 제비를 뽑으면 행운을 바라는 마음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날 제일 늦게 도착하는 사람을 제외하자 제안한 외스타슈가 집에서 자살한 채 발견되었고, 이에 감동한 에드워드3세의 왕비가 깔레의 시민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줄 것을 청원하여 받아들여졌다는 결말입니다.

 

절대 가보지 않을 것 같은 미국을 구경하고 느낀 점을 정리하는 글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대통령제를 처음 만든 미국은 국민에게 권력을 창출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교육을 박물관에서 하고 있다. 우리처럼 길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배우지 않는다.” 그렇다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다수의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부정하는 우리의 현실이 잘 못되었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옳다는 것인가요?

 

그리고 보니 나이아가라폭포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도 방문한 것 같은데 책에서는 빠져있어 조금 섭섭하였다는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준비가 되는대로 저도 무언가 보여드릴 게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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