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클래식 - 우리 시대 지식인 101명이 뽑은 인생을 바꾼 고전
정민 외 36명 지음, 어수웅 엮음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지난해 조선일보에서 기획하여 책읽는 분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파워클래식>이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우리 시대의 지식인 101명이 뽑은 인생을 바꾼 고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파워클래식은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책말미에 소개하고 있는 101분으로부터 세권의 고전을 추천받고, 이 가운데 가려 뽑은 고전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각계의 명사들이 자신과 그 책과의 내밀한 인연을 담은 글을 매주 월요일 소개해왔다고 합니다. <파워클래식>에서는 그 가운데 가려 뽑은 37권의 글과 기획하신 어수웅기자님이 해당 고전과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덧붙이고 있습니다. 책을 읽은 분들 가운데 왜 나에게는 추천의뢰나 집필의뢰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생길법 합니다만 그냥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당연한 선정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만, 어떤 책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이 책도 뽑혔구나’ 싶은 책도 없지는 않습니다.  이 기획이 진행되면서 많은 독서인들이 뜨겁게 호응했다고 엮은이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저 역시 열심히 지켜보고 참여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을 따라 읽거나 읽을 준비를 하고 있는 책도 10권이나 됩니다. 그리고 예전에 읽은 책들도 11권 정도 되는 것으로 보아서 선정된 대부분의 책들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역시 서문에 소개된 것처럼 선정된 책을 두고 진행된 북콘서트에도 참석한 적도 있습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님과 문학평론가 강유정님이 진행하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습니다. 열혈독자들이 그리 좁지 않아 보이는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된 북콘서트는 작가에 대하여 그리고 작품에 대하여 인식의 깊이를 더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http://blog.joins.com/yang412/12847499).

 

이번 기획을 위하여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고 ‘자유’에 대한 조르바식 질문에 견디다 못해서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교수님과 같은 파격적 감동까지는 몰라도 그리스 사람의 역사인식과 삶에 대한 생각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젊어서부터 즐겨듣던 노래< 조르바의 춤>도 다시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 덧붙인다면 김정운교수님의 경우처럼 책을 읽는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뻐꾸기둥지 위로 날아간 새>처럼 원작이 아닌 영화로 만난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안나 카레니나; http://blog.joins.com/yang412/13089182>처럼 원작을 다시 해석한 경우에는 재해석된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도 충분히 즐길만 하지만, 그래도 영화만으로는 원작의 깊이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기에 원작을 찾아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니 <안나 카레니나>는 <파워 클래식>에서도 다룬 작품입니다. 문학평론가 김미현님은 “안나는 소위 불륜을 불륜답지 않게 온몸으로 실천했기에 유죄이자 무죄이다.(109쪽)”라고 적었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단순히 감성적 사랑과 이성적 사랑을 대비시키는 구도보다는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두고 생각을 많이 한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http://blog.joins.com/yang412/13076051).

 

이 점에 대해서 엮은이도 “소설은 안나가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지는 장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레빈의 도덕적 탐색 및 개인과 공동의 생활을 새롭게 하려는 시도로 끝난다. 여러 겹으로 읽을 수 있는 <안나 카레니나>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라고 적고 있는 것처럼, 읽는 독자에 따라서 혹은 같은 독자라도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고,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에 담은 37권의 고전을 소개하는 이는 어떻게 읽었고 내가 읽은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고전을 가늠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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